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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만 소극장 콘서트...통 큰 엘튼 존?

Posted November. 04, 20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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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거장 엘턴 존(68)이 왜 한국에서만 소극장 콘서트를 하지?

최근 국내외 음악 팬을 혼란에 빠뜨린 질문이다. 당초 존은 현대카드가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 작은 공연장 언더라운지에서 25일 관객 단 500명을 위해 공연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입장권 가격은 1인당 20만 원. 예매 개시 당일(지난달 15일) 매진됐다.

공연업계에 따르면 존의 개런티는 6억7억 원 수준이다. 이번 한국 공연의 경우 티켓 판매 수익은 1억 원(500명20만 원)에 불과하다. 현대카드 소지자는 20% 싸게 살 수 있어 실제론 그 돈에도 못 미친다. 존이 내년까지 예정된 세계 순회공연 중 소극장에 서는 일은 없다. 이러다보니 팝 팬들 사이에선 엘턴 존은 진짜 통 큰 사람 한국을 정말 사랑하나? 현대카드가 돈을 많이 썼구나 하는 추측이 오갔다.

하지만 본보가 확인한 결과, 그의 방한 목적 중에는 뜻밖에 코코넛이 있었다. 존은 이번 공연에 즈음해 서울 청담동 JYP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해 박진영 씨 등과 식음료 사업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초 홍콩의 코코넛 제품 브랜드인 잭스코코와 조인트 벤처 잭스코코 코리아를 설립했다. 존은 잭스코코 본사인 징 홀딩스의 주요 주주 중 한 명. 배우 귀네스 팰트로 등 해외 스타 여럿도 주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만드는 코코넛워터, 코코넛오일, 코코넛칩 같은 제품은 수도권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잭스코코는 향후 유통 범위를 전국으로 넓힐 계획이다. 존은 한국의 시장성을 보고 이번 사업 논의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가수의 겸사겸사 내한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에는 미국 힙합 프로듀서 닥터 드레가 래퍼 에미넘 내한공연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공연 전날 자신이 창립한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의 서울 강남 매장에 들러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얼마 전 내한한 한 미국 가수도 한국 가는 김에 내가 주주로 있는 브랜드 행사에 참여해도 되겠느냐고 요청했다가 주최사와 협의해 공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면서 엘턴 존급 거물 가수는 공연 규모든 별도 업무든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가 중요한데 소극장 공연에 대해선 엘턴 존과 현대카드 모두 통 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