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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혈맹 복원 조짐...한미중 전략공조 강구하라

북중혈맹 복원 조짐...한미중 전략공조 강구하라

Posted October. 12, 20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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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빛내 준 주역은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다. 북한은 류 상무위원을 김정은 왼편에 서도록 예우했고 관영TV는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소원했던 양국관계가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대외에 과시한 셈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서 중조() 전통우의는 양측 선대 지도자들이 만들고 키운 공통의 보배라면서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류 상무위원은 고위층의 정치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정은도 고위층 교류 지속을 강조하며 화답했다.

북중의 관계개선은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나오게 할 채널의 복원이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혈맹관계 복원에 나서면 핵개발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저지는 어려워진다. 김정은은 20여 분간 연설을 하면서 핵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열병식에는 개량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배낭 부대가 등장했다. 북한 언론은 미사일이 지날 때 다종화되고 소형화된 핵탄두들을 탑재한 전략로켓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이 9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밝혔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무시한 행동에는 단호히 대처한다는 합의가 무색해졌다. 중국이 이대로 넘어가면 북한이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으로 오판할 우려도 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인민을 위한 국정을 강조하고 남한을 향한 적대적 언급도 하지 않아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825 합의 이행에 노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보낸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00년 김정일을 설득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엄(잠정중단)을 이끌어낸바 있다. 시 주석이 북한과 혈맹관계를 회복하려면 최소한 푸틴 같은 성과를 얻어내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시 주석은 9월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을 때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당시의 대북경고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북한을 껴안으면 모처럼 마련된 한미중의 대북압박 공조 분위기가 깨질 수밖에 없다. 16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한중일 정상회담도 개최될 예정이다. 중국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 유도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