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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글로벌 TPP 간과한 정부, 외교전략 다시 짜라

새 글로벌 TPP 간과한 정부, 외교전략 다시 짜라

Posted October. 07, 20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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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어제 미국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과 관련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참여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미국이 중국에 대항해 새로운 지정학적 통상질서를 수립한다는 TPP의 의미를 간과해놓고 지금 참여를 검토한다고 해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이제라도 외교통상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2013년 4월 미 무역대표부(USTR) 웬디 커틀러 대표보는 한국이 TPP를 통해 형성될 지역적 공급망의 핵심적 위치를 담당할 수 있다는 4가지 필요성을 들어 한국에 참여를 권유했다. 일본이 그해 3월 참여를 선언한 지 한 달 뒤다. 그러나 한국은 전략적으로 한중 FTA 협상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그 뒤 2013년 11월 현오석 당시 경제부총리가 예비 협의 의사를 밝혔으나 이번엔 미국이 거절했다.

TPP는 다자간 경제 협정일 뿐 아니라 중국의 세력 확장에 맞선 미국 일본 등 서방 국가들의 외교 안보 동맹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TPP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승리라면서 TPP가 단순히 경제협정을 넘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지정학적 승부수라고 논평했다. TPP는 태평양을 둘러싼 12개 국으로 출발하지만 그 영향력에 비춰 다양한 국제 협정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유무역협정(FTA) 후진국이었던 일본이 단 번에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등 거대 시장에서 관세가 낮아짐으로써 한국산 제품과 경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윤상직 장관은 어제 국정감사에서 TPP가 발효돼도 한국 자동차가 불리하지 않다고 했지만 단견이다. 누적원산지 규정으로 인해 완성차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섬유, 디스플레이 산업들이 모두 베트남 같은 TPP 지역으로 옮아가 한국은 제조업이 공동화() 될 우려도 있다.

동북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개방과 무역으로 성장한 한국은 세계 흐름을 놓치지 말고 21세기 새로운 질서에 올라탈 생존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