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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발목 잡는 한국 금융의 낙후성

국가경쟁력 발목 잡는 한국 금융의 낙후성

Posted October. 01, 201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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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내놓은 올해 국가경쟁력 순위 평가에서 한국은 2년 연속 26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2007년 11위까지 올랐지만 그 이후 2012년을 제외하면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특히 금융시장 성숙성 순위가 작년 80위에서 87위로 하락해 한국의 12개 부문 평가 중 가장 순위가 낮았다. 금융의 낙후성이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 핵심 변수였다.

금융 분야의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암담하다. 140개 조사대상국 중 은행 건전성은 113위, 대출 용이성은 119위, 금융서비스 이용 가능성은 99위로 낙제 수준의 평가를 면치 못했다. WEF의 경쟁력 평가 방식이 해당국 기업인의 주관적 판단을 반영한 한계는 있지만 금융 경쟁력 순위가 계속 하락하는 것은 우리 금융정책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위원회는 한국 금융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들은 WEF 평가 결과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공식 반박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도 올 8월 6일 대()국민 담화에서 세계 10위권인 우리나라가 금융경쟁력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슷한 80위권이라는 WEF의 평가는 우리 금융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질타하며 금융개혁을 역설한 바 있다.

3월 취임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융개혁을 강조했지만 반 년 넘게 뚜렷한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1차 신청을 받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문제만 해도 대기업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막다 보니 경쟁력 있는 인터넷은행이 나오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자본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중국과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게 뻔하다. 금융위는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실질적인 금융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