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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부 은행이 망친 대우조선해양, 누구 탓을 하겠나

청와대 정부 은행이 망친 대우조선해양, 누구 탓을 하겠나

Posted September. 22, 20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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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주인 없는 회사에 권력 주변의 낙하산 인사들이 어떻게 기생해 기업을 망치는지 잘 보여준다. 최근 3조 원 대 손실을 숨긴 사실이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실적도 없이 억대 연봉과 사무실 차량 법인카드를 지원받은 고문상담자문역이 60명이나 됐다. 기업 부실에 책임이 있는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을 비롯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물론이고 온갖 권력기관 낙하산의 집합소가 고문역이었고, 2008년부터 18명이 새로 선임인 사외이사 중 12명이 정치권과 정부에서 내려온 정피아 관피아였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7명 중 5명이 조선업과 별 관련 없는 정피아 낙하산이 꿰차고 들어왔다.

최대주주인 산은 출신들도 정피아에 못지않았다. 2008년부터 산은에서 퇴직한 임직원 102명은 모두 대우조선을 포함한 산은 자회사, 투자 회사 등에 낙하산 취업했다. 감사원이 2013년 대우조선에 퇴직자 예우 차원의 자문료 지급을 없애라고 지적했지만 고치지 않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정치권과 산은에서 내려온 낙하산들이 기업의 방만 경영과 부실을 눈감아주고 대우조선은 이들에게 고문료와 사외이사비를 지급함으로써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부패의 고리를 형성한 것이다.

대우조선 사장은 과거부터 청와대가 낙점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2006년 선임된 남상태 전 사장은 2011년 3연임을 위해 청와대에 로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당시 정권 실세였던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지만 세 번 하겠다고 하더라고 호가호위한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대우조선은 1999년 대우그룹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때 조선 부문이 분리돼 만들어진 회사로 당시 돈 2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쏟아 부은, 국민이 주인인 기업이다. 지금도 금융채무만 21조 원이나 되는데 숨겨진 부실이 드러남으로써 유동성 위기까지 거론된다. 금융당국이 실사를 벌인 뒤 금융기관들이 다시 돈을 퍼부을 것이고 그 돈은 국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올 것이다.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은 어제 국감에서 (산은 파견)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생산 부분 원가까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등 대우조선의 대규모 부실 책임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거나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스로 나는 낙하산 맞다고 인정한 산은 회장에게 대본을 읽는 것 외에 무슨 해결책을 바라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