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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70여명 광화문서 노숙 농성

Posted April. 18, 20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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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던 서울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이 17일 하루 종일 굳게 닫혔다. 광화문 앞이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의 노숙 농성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년 추모식 416 약속의 밤 참석자 가운데 일부다. 유가족 70여 명과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17일 0시경 광화문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경찰과 대치하며 밤새 노숙 농성을 벌였다. 이날 오전 농성 중이던 일부 유가족이 세종대로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했고 경찰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낮 12시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노숙 농성의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며 박 대통령과 정부를 맹비난했다. 단원고 사망자 고 최성호 군의 아버지 최경덕 씨는 대통령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선체 인양 공식 선언 요구에 답하지 않은 채 해외로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 퇴진, 입국 금지, 시민권 박탈 등을 외치며 18일에 반드시 청와대 정문까지 올라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불법 시위는 17일 오전 3시경까지 이어졌다. 행사 참가자들은 서울 종로와 청계천, 인사동 등지에서 산발적으로 경찰과 충돌했다. 인사동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은 캡사이신 최루액을 수차례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기동대원 1명이 시위대에 잡혀 넘어지면서 다쳤고 유가족 권모 씨(43여)도 갈비뼈 4대에 금이 가면서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10명을 연행했다.

416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들은 18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큰 불편이 예상된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