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 미국에 미사일 시위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북, 미국에 미사일 시위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Posted April. 09, 2015 07:22,   

ENGLISH

북한이 3일에 이어 그제도 평안도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서해상으로 발사했다. 강원 원산 인근 동해에 사거리 200km 이상 미사일 발사 주의보인 국가경보기간을 설정한 것으로 파악돼 동해상으로 스커드나 노동급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보인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911일)에 맞춰 북이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에 미사일 도발을 하려는 징후 같다.

이란의 핵 협상이 타결되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북은 무력시위를 통해 군사력을 과시하고, 궁극적으론 미국을 북-미 양자회담에 끌어들이고 싶을 것이다. 미국의 관심을 끌고자 도발 수위를 높여온 것이 저간의 북의 행태다.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북-미 수교로 김정은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을 작정일 수 있다. 무력시위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북이 아직까지 깨닫지 못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극히 우려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맞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7일 본보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이란처럼 외교적 해결로 북핵 문제를 풀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진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에 항상 임할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이 그런 자세를 보여주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했는데도 북한은 조건과 경고를 반복하는 것이 한 예다. 이란 핵 협상 타결을 보고서도 유엔 주재 북한 관리가 이란과 우리는 다르다고 밝힌 것도 실망스럽다. 북이 도발을 포기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고립에서 벗어나 살길을 찾을 것인가.

미국 공식 입장은 아니라지만 북이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을 실전 배치하고 핵탄두 소형화 기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미국에서 나왔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 위해 미국이 의도적으로 위기의식을 고조시킨다고 볼 수는 없다. 정부는 북의 변화를 유도하되 현실적 위협으로 닥쳐온 북핵과 미사일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미국은 북의 위협에 민감한데 한국이 되레 둔감한 것이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