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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경찰, 일가족 살해범 추적 끝까지 간다

일 경찰, 일가족 살해범 추적 끝까지 간다

Posted January. 02, 20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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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법당국이 공소시효까지 없애며 14년 동안 일가족 살해범을 쫓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때는 2000년 12월 31일 새벽. 도쿄() 세타가야() 구 가미소시가야()의 한 단독주택에 강도가 침입해 부부와 아이 2명 등 4명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달아났다. 경시청은 혈흔조사를 통해 범인의 혈액형이 A형이며 키는 170cm 전후라는 것을 밝혀냈다. 현장에서 지문도 수십 개 나와 전과 대조를 해 본 결과 초범임이 판명됐다.

하지만 범행은 대담했다. 일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후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과 엽차를 꺼내 먹었을 정도였다. 1층 서재에서 피해자의 컴퓨터를 만지기도 했으며 2층 소파에서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잔인하고 대담한 범행에 일본인들과 언론은 경악했다.

하지만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범인이 신었던 운동화가 한국산 브랜드라는 것이 나와 한국에까지 조사원을 파견해 한국인 전과자들의 지문과 대조했지만 동일한 지문을 가진 한국인을 찾지 못했다. 유족들은 가족이 살해를 당한 다른 사건의 유족들과 연대해 2009년 2월 살인사건피해자 유족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강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요구해 결국 2010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25년)를 아예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경시청은 지금까지 연인원 23만 명의 조사원을 투입했다. 지금도 38명이 매달려 있다. 현장 보호를 위해 24시간 경찰관이 상주해 사건 현장을 지키고 있다. 범인 제보자에게 내건 현상금 2000만 엔(약 1억8200만 원)은 현상금 사상 최고 금액이다. 사건 발생 14주년인 지난해 12월 30일 경시청 조사원 약 30명이 사건 현장을 찾아 헌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오키 다쓰야() 경시청 조사1과장은 헌화 후 14년간 범인을 잡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반드시 범인을 잡는다는 결의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