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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현우 노래로 못다 부른 마음, 화폭에 담았어요

가수 이현우 노래로 못다 부른 마음, 화폭에 담았어요

Posted December. 22, 20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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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배우가 음악 앨범을 내면 가수 처지에서 반갑지만은 않죠. 제가 가수인 까닭에 그림 전시가 얻는 긍정적 영향도 작지 않을 거예요. 그로 인한 마뜩지 않은 시선은 감수해야죠.

가수 이현우(본명 이상원48)가 내년 1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진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전시작 17점은 모두 가시 돋친 하트를 표현한 아크릴화. 7년 전 10집 앨범 재킷 뒷면에 이 주제의 습작 연필 스케치를 실은 뒤 발전시켜 온 결과물이다. 그는 상처받지 않으려고 가시로 마음을 감싸다가 결국 다른 이를 상처 입히게 되는 인간관계의 경험적 이미지라고 했다.

과묵한 인상은 꼬마 때 굳어졌어요. 표현하고 싶은 대로 드러낼 수 있는 집안 분위기가 아니었거든요. 말 배우기 전부터 틈나면 그림만 그렸대요. 뜻밖에 연예인이 되고 예상 못한 경험을 하면서 차츰 마음에 가시갑옷을 걸쳤죠. 상처의 흉터가 가시로 변한 것도 있고. 하지만 나이 들고 보니 아무리 가시를 둘러도 그건 결국 하트더라고요.

그는 지난해 마포구 상수역 쪽으로 이사하면서 외부에 있던 그림 작업실을 집 안으로 옮겼다. 친구들의 아지트로 변질되는 것을 피하는 효과도 있었지만 잠옷 입고 그림 그리는 모습을 여섯 살, 네 살 두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이번 전시작업을 누구보다 재촉한 건 아내였다.

그림은 결국 그리는 사람 속내를 털어놓게 해요, 그것만으로 큰 치유라고 생각합니다. 아내가 그걸 알았던 거죠. 요즘 결혼해서 행복하다고 하면 가식적이라고 손가락질 받기 쉬운 듯해 조심스럽지만, 역시 남자는 결혼해야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하하.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