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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하산 프로젝트, 5•24 조치 본격 해제완 거리 멀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5•24 조치 본격 해제완 거리 멀다

Posted November. 22, 201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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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탄 4만500t이 24일 북한 나진항을 거쳐 29일 국내로 처음 수입된다. 남북러 3각 경제협력 사업으로 추진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첫 시범운송이자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성과물이다. 한국이 러시아에 지불할 400만 달러(약 40억 원)의 석탄 대금과 운송료 가운데 일부가 북한에 전달되기 때문에 524 대북() 제재조치의 빗장이 일부나마 풀리는 의미가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한국 참여는 지난해 11월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합의로 성사됐다. 동진()정책을 추구하는 러시아가 북한과 설립한 합작회사 라선콘트라스의 러시아 측 지분을 한국 기업이 사들여 러시아와 남북한의 물류망 연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러시아는 작년 9월 자국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을 잇는 54km의 철로를 개보수하고 나진항 3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다.

이번 석탄 반입이 남북러 물류 수송의 경제성을 점검해보는 예정된 시범이라고 해도 현재 남북러 관계를 고려하면 찜찜한 대목이 적지 않다. 현재 러시아와 북한은 공통적으로 국제사회의 왕따 신세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를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그제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내용의 유엔 결의안 채택을 비판했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 주장대로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지지했다.

정부는 나진항을 이용하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15%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러시아는 나진항 부두 사용료와 나진하산 구간 철도 이용료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한국이 섣부르게 거금을 투자해 참여했다가는 더 비싼 운송료를 지불할 우려가 있다. 개성공단처럼 북한이 제동을 걸어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배제하기 어렵다.

연평도 포격 도발 4주기가 내일로 다가왔지만 북한은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석탄 반입을 524 조치를 포기하는 수순으로 해석하면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받아내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정부는 러시아를 통해 남북간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되도록 북한을 유도할 전략 차원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다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