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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잇단 구타사고와 군기문란에도 병영혁신 미적대나

국방부, 잇단 구타사고와 군기문란에도 병영혁신 미적대나

Posted November. 14, 20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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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어제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에 보고한 병영문화혁신 추진안을 보면 총체적 위기에 빠진 군을 바로세울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든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공동의장인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혁신위)는 구타와 가혹행위를 포함한 반()인권 범죄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군의 고질적인 비밀주의와 폐쇄성을 깨기 위한 대책은 사실상 제외했다. 여야 의원들이 한 장관을 질타하며 획기적 보완을 주문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한 장관은 22사단 총기 난사와 28사단 윤 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군이 위기에 빠지자 올해 8월 4일 대국민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진 병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방부는 이틀 뒤 민관군 혁신위를 출범시켰으나 위원 135명의 절반에 가까운 60명을 군인으로 채워 군이 반대하는 개혁은 할 수 없는 기구로 만들었다.

윤 일병 사건은 발생 이후 3개월이 지나서야 알려졌다. 또다시 드러난 군의 사건 축소 은폐에 전 국민이 분노했다. 혁신위 산하 복무제도 혁신분과위는 이같은 병폐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군 사법체계의 전면적인 개혁과 옴부즈맨 도입을 주장했으나 국방부가 제동을 걸고 있다.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 병장이 관심 사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제 사병에 대한 대책이 절실해졌지만 혁신위의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보호 관심 병사 관리제도를 장병병영생활 도움제도로 바꾸고 분류기준을 A B C 등급에서 치료, 상담, 배려 그룹으로 바꾸는 것이 고작이다.

병영 위기는 사병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혁신위 출범 이후에도 장성을 포함한 장교들의 성추행과 음주 사건이 발생했다. 기무사령관 출신인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은 병영 문제가 병사들의 인성만 바꾼다고 해결되느냐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장성들의 인성이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1년 7개월 만에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구 모 이병이 구타 의혹을 제기해 군이 재조사에 착수했다. 현재의 병영 위기는 졸속과 무책임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방부의 셀프 개혁에 맡겨도 괜찮을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