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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개헌? 의원들이나 똑바로 하라

Posted October. 31, 201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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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개헌 불 지피기가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2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개헌 골든타임이 있다며 운을 뗀 뒤 30일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도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내에선 개헌론자가 즐비하다. 대표적인 개헌전도사인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지원 정세균 문재인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회의 개헌 논의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자 월권이고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야당이 개헌에 적극적인 배경에 대해 새정치연합의 한 3선 의원은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과 국회의원들의 공감대가 마련된 것이 배경이라며 개헌 논의를 덮으려는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것이 야당에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참여한 국회의원 249명 중 231명(92.8%)이 개헌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문 위원장 등은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 체제의 종식이 절실하다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문 위원장은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직선제 도입 이후 대통령들은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성공적이고 완벽했다고 모두가 인정할 만한 사례는 없었다며 이는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대통령제에선 100명 중 1, 2명만 완벽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제도적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명분론 이면에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분권형 개헌은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자는 것이어서 어떤 방향으로 논의되든 국회 권한 강화로 이어지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꼽는 의원이 많다. 야권 내에서 일부 대선 주자군을 제외하면 여야가 권력을 나누는 분권형 개헌이 윈윈이라는 얘기다.

당 일각에선 개헌 이슈가 안고 있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개헌이냐 경제냐의 구도로 굳어지면 역풍이 불 수도 있다며 이젠 개헌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면밀한 추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