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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의 뭉클한 권유 월드컵 즐기시라

세월호 유족의 뭉클한 권유 월드컵 즐기시라

Posted June. 14, 20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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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 국가대표팀의 축구 평가전은 함성 대신 침묵으로 시작됐다. 한국 축구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16분간 침묵 응원을 펼쳤다. 그때까지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16명의 귀환을 기원하는 응원단의 간절한 바람은 세월호 유족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에 화답하듯 세월호 피해가족 대책위원회는 11일 붉은 악마 응원단을 만나 유족에 대한 부담을 갖지 말고 활기찬 응원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불거진 거리 응원 논란을 유족이 직접 나서 잠재운 것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어제 32일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사회는 4년마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 응원을 즐기는 축제 마당을 열었다. 하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맞았다. 유족들은 국민 마음을 헤아린 듯 붉은 악마 측에 먼저 만남을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 측은 월드컵을 즐기는 순간만큼은 온 국민이 하나가 돼 즐겼으면 좋겠다며 다만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우리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즐기자 월드컵, 잊지 말자 세월호라는 자체 표어로 유족들의 마음을 담아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사상 최초의 원정 8강을 목표로 18일 러시아, 23일 알제리, 27일 벨기에와 경기를 앞두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목표를 향해 통쾌한 경기를 펼치고, 국민은 축구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새로운 출발이 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할 때다. 좁은 땅에서 이념 지역 세대 소득에 따라 갈라진 대한민국, 이제 집에서 거리에서 서로 하나임을 느끼며 함께 대표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