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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공룡이 채식? 통념 뒤집는 공룡연구 봇물

육식공룡이 채식? 통념 뒤집는 공룡연구 봇물

Posted February. 28, 2014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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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중국과 몽골에서 일주일에 한 번꼴로 새로운 공룡화석이 발굴됐을 정도로 최근 공룡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공룡학자들은 새로운 화석 발굴뿐만 아니라 이미 알려진 공룡들의 생태 복원에도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발자국, 알, 피부 같은 흔적 화석을 비롯해 컴퓨터단층촬영(CT), 주사전자현미경(SEM)촬영, 동위원소 분석 등의 첨단기법을 총동원해 즐겨 먹는 음식은 뭐였는지, 사랑은 어떻게 나눴는지, 새끼를 어떻게 키웠는지 등을 추정하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공룡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가장 치열한 논쟁거리는 공룡의 식성.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대형 수각류 공룡인 데이노케이루스는 폴란드-몽골 고생물탐사팀이 1965년 거대한 앞발만 발견한 뒤로 그 실체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이 육식공룡인 수각류에 해당되고, 무시무시한 손이라는 뜻의 학명처럼 발톱이 커 육식공룡일 것이라 추정돼 왔을 뿐이다.

이 같은 추측은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장이 2006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몽골 고비사막에서 데이노케이루스의 나머지 골격을 발굴하면서 뒤집혔다. 이 관장은 두 표본을 조합해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체 형태를 50여년 만에 복원했는데, 1000개 이상의 위석도 함께 발견돼 초식공룡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위석은 과일이나 야채 등을 먹었을 때 위액에 의해 생기는 결석으로 초식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이 발견은 2013년 11월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서 발표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식성뿐만 아니라 공룡의 외모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기존에는 대부분의 공룡이 현재 파충류처럼 초록색 피부를 갖고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룡도 보온을 위한 깃털이 있었으며, 깃털은 지금의 새들처럼 화려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깃털공룡이 쥐라기 후기에 살았던 안키오르니스. 미국 예일대 지질학과 야콥 빈터 박사는 중국 베이징자연사박물관에서 안키오르니스 화석을 받아 깃털의 멜라닌 색소를 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 검은색, 흰색, 붉은색 깃털을 갖고 있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날개와 다리는 검은색과 흰색 털로 덮여있고, 머리는 왕관 모양으로 빨간 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머리의 빨간 털은 보온 기능을 넘어서 과시 혹은 구애를 위한 것이라고 2010년 사이언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천연기념물센터 팀장은 지구에 운석이 충돌한 뒤에도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체온을 잘 지킬 수 있는 깃털공룡들이 지배적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며 실제로 깃털공룡들이 현재 새의 조상이라고 설명했다.

과학동아 3월호를 통해 공룡의 지능이나 생태계 등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공룡 관련 연구주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3월 15일에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동아사이언스 사옥에서 국내 대표적인 공룡학자인 이융남 관장과의 토크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김선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n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