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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애플처럼 개발자회의 연다

Posted October. 23, 2013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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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DC, I/O, 빌드(Build).

정보기술(IT)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는 이 용어들은 각각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개발자회의를 뜻한다. 개발자회의는 본래 기업들이 IT 프로그래머들에게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개하는 자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반 사용자들까지 사로잡는 대형 축제가 됐다. 1599달러인 애플의 WWDC 티켓이 매년 암표시장에서 2배 이상 가격에 거래되는가 하면 900달러짜리 구글의 I/O 입장권은 한 시간도 안 돼 매진되곤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1회 개발자회의를 각각 연다. 두 회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우수 개발자들을 자사 스마트 생태계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729일(현지 시간) 유니언스퀘어호텔에서 삼성 개발자회의(SDC)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세계 주요 국가에서 무료로 개발자 행사를 열어왔지만 유료로 단독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의 티켓 가격은 299달러. 지난달 말부터 온라인으로 사전 참가등록을 받고 있다.

이번 개발자회의는 모바일, TV, 게임, 웹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30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 스마트기기에 최적화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개발 사례를 공유하고 개발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도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단독 개발자회의를 열면 구글과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도 29일(현지 시간) W호텔에서 제1회 개발자회의 LG 디벨로퍼를 연다. 다른 기업의 개발자회의와 달리 무료로 진행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쓸 수 있는 Q리모트용 SDK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Q리모트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적용한 기능이다. 개발자들은 Q리모트 SDK를 활용해 캐릭터 리모컨, 고령자를 위한 큰 글씨 리모컨 등 다양한 리모컨을 만들 수 있다.

또 개발자들이 만든 앱을 적용해볼 수 있도록 한 달 동안 스마트폰을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발자들이 G2 G프로 등 LG전자의 스마트폰을 무료로 사용하면서 앱을 스마트폰에 적용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애플, 구글, MS 등 그동안 세계 개발자회의를 열어 온 기업은 대부분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둔 미국 기업이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하드웨어 중심인 국내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관련 행사를 여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