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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무기 이용한 대량살상, 국제사회가 응징해야

화학무기 이용한 대량살상, 국제사회가 응징해야

Posted August. 24, 20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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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다마스쿠스 외곽의 반군측 마을이 새벽에 화학무기 공격을 당해 사망자가 최대 1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피도 상처도 없이 잠든 듯이 보이는 시신들과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눈이 풀린채 침을 흘리며 사경을 헤매는 피해자들이 보였다. 아이들은 경련을 일으키며 호흡 곤란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서방의 화학무기 전문가들은 사린 같은 신경가스 공격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시리아는 화학무기 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나라로 많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지난해 서방이 내전에 군사개입을 하면 화학무기를 쓰겠다고 공언했다. 유엔은 이전부터 화학무기 공격설이 있어 조사단을 파견했고 이번 사건이 터지자 그 조사단을 현지에 보내려했으나 시리아 정부가 막았다. 일단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쪽에 의심이 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반군측의 조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단 진상 규명이 먼저다.

구성이 복잡다기한 시리아 반군은 알 카에다와 연관된 반미 성향의 무장세력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리아 군사 개입을 주저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화학무기 사용만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면 미국이 좌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10만 여명의 사망자를 낸 시리아 내란에 대한 국제 사회의 대응은 미적지근하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정부의 해명을 요구했으나 조사단을 이번 사건 조사의 주체로 명시하는 데는 실패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러시아와 중국은 줄곧 시리아 제재를 반대했다. 화학무기 사용을 용인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한다면 이들 국가도 이번만큼은 진상 규명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제 어떤 상황에서도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자 반()인륜 범죄라고 강조했다. 북한도 시리아처럼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다수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시리아와 북한이 핵을 비롯해 대량살상무기 전반에 관해 협력했다는 주장이 있다. 화학무기를 사용한 대량살상 행위를 반드시 응징한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