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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절벽 앞에 선 지자체들, 공공사업 휘청

재정절벽 앞에 선 지자체들, 공공사업 휘청

Posted July. 30, 2013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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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경남 울산 등 전국 광역 시도의 올 상반기 지방세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00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정부의 국세 수입이 급감한 데 이어 지방재정마저 악화됨에 따라 지역의 공공사업이 재원 부족으로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재정절벽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아일보가 29일 전국 광역시도의 세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작년 7월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의 상반기 세금 징수액은 16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억 원 적었다.

지방세가 많이 줄어든 것은 주택시장이 얼어붙어 집을 살 때 부과하는 취득세 수입이 급감한 데다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 연동하는 지방소득세가 별로 걷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하반기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올해 지방 세수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3100억 원)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개연성이 높다.

전체 예산에서 취득세 수입 비중이 절반이 넘는 경기도는 올 6월까지 세금 징수액이 2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000억 원가량 줄었다. 올해 지방세 징수목표액 대비 세수진도율이 34%로 전국 최하에 그쳤다. 부동산 거래 위축의 여파로 재정이 흔들리면서 급하지 않은 세출 사업을 줄이는 감액 추경을 9월에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당초 올해 세금 징수 목표액을 12조 원가량으로 잡아 전국에서 살림살이가 가장 넉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반기 징수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00억 원 감소한 5조3000억 원이었다. 법인세의 10%가 배정되는 지방소득세 수입이 잘 걷히지 않아 세수에 펑크가 났다. 지자체 예산 담당자들은 예산을 짤 때 경기를 낙관해 지방소득세 수입 전망치와 실제 수입 사이에 큰 격차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재정절벽은 이미 가시권에 들어왔다. 무상보육사업은 서울의 경우 8월 말이면 관련 재원이 거의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경기 부산 세종 등도 10, 11월이면 보육료 지원을 중단해야 할 지경이다. 대기업이 많아 대표적인 부자 동네로 통하는 울산은 세수가 작년보다 700억 원 줄면서 시립도서관이나 컨벤션센터 건립 같은 사업의 착공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남은 세수 감소로 지방도로 포장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40여 구간에서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 준공 예정 시기를 넘길 수밖에 없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수 감소로 지자체 재정 자립도는 낮아졌지만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높이긴 힘든 상황이라며 체납자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누락된 세원을 찾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재명홍수용 기자울산=정재락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