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은 피와 죽음으로 지킨 영토선이다

북방한계선(NLL) 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앞에서 한 말이다. 헌법상 군 최고통수권자이자 영토보전의 책무를 지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말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망언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NLL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로 지키고, 죽음으로 지킨 영토선이다.

김정일 앞에서 NLL은 국제법적인 근거도 없고 논리적 근거도 분명치 않다고 한 노 전 대통령의 발언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 NLL은 1953년 7월 27일 남북간 육상경계선을 설정한 정전협정 직후 마크 클라크 유엔 사령관이 정전협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선포한 해상경계선이다. 오히려 당시 NLL은 해군력이 괴멸된 북한 수역으로 아군이 북진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북한이 20년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1973년 10월부터 NLL 무력화 공세에 나섰고 4년 뒤에는 서해 5도 이남을 지나는 해상경계선을 일방적으로 선포했다. 북한이 정상회담 당시 서해평화지대라는 위장평화 공세를 펼친 것도 궁극적으로는 서울과 수도권을 일거에 무력침략 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술수다. 최근 10여년 간에 벌어진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폭침, 연평도 포격이 북한의 검은 속내를 증명한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록에 포기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았으니 NLL을 지킨 것이라는 야권의 주장은 억지다. 노 전 대통령이 NLL 문제에 대해 나는 위원장님하고 인식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NLL은 바꿔야 합니다라고 한 게 NLL 포기가 아니면 무엇이라는 말인가. 그는 그해 11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서도 그 선이 합의된 선이라면 국군장병이 목숨을 잃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해 북한과의 교전으로 순국한 장병들의 희생을 모독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NLL은 우리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주는 안보의 간성이다. 영토선 NLL은 단 한걸음도 양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