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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세림이법꼭 만들어 통학차참극 없애주세요

대통령님, 세림이법꼭 만들어 통학차참극 없애주세요

Posted April. 10, 20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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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에서 고 김세림 양(3)이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 치여 숨지는 가슴 아픈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아버지 김영철 씨(41)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세림이법() 마련을 호소하는 편지를 동아일보에 보내 왔다.

박근혜 대통령님께.

저는 얼마 전까지 청주에서 아내와 세 살배기 딸, 그리고 아내 배 속의 둘째를 기다리던 평범한 아빠였습니다. 3월 26일, 안녕히 다녀오세요라는 딸의 말을 듣고 출근했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 뒤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충북대병원으로 오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곧바로 병원에 달려가 보니 딸아이는 말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사망했다고 했습니다. 아이의 몸은 아직도 따뜻한데.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내는 그 충격으로 배 속의 아이마저 유산했습니다. 두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어른들이 조금만 주의했다면, 자기 일에 기본만 충실했다면 이런 참극은 없었을 것입니다.

사고 직후 어린이집 차량 운영 실태가 얼마나 부실한지, 이런 사고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알게 됐습니다. 어린이집 통학차량 관련 법안은 국회에 상정조차 안 된 상태더군요. (9일 발간된 4월 국회보는 정우택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대표 발의해 지난달 28일 국회 상임위에 회부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 법률안(일명 세림이법)을 이달의 법안으로 선정했다.)

대통령님. 다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법으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믿고 맡길 수 있게 도와주세요. 숨을 쉴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세림이가 아른거립니다. 부디 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2013년 4월 9일, 세림이 아빠 올림



장기우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