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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자원놓고 서방-중국 줄다리기

Posted January. 23, 2013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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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자원 부국이며 전략 요충인 미얀마에 미국 일본 인도가 매달리고 있다. 오랜 형제국인 중국은 미얀마의 변심 기미에 애를 태우고 있다.

중국인은 꺼져라중국의 안절부절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22일 중국과 미얀마 기업이 약 10억 달러(약 1조616억 원)를 합작 투자한 미얀마의 동() 광산의 파업으로 중국 기업이 매달 200만 달러(약 21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파업 현장에 중국인은 꺼져라라는 등의 정치구호가 나오고 있다. 이 신문은 국제사회가 미얀마의 투자 환경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대표 관영 언론으로서는 이례적인 미얀마 때리기다.

미얀마는 북한 파키스탄과 함께 중국의 3대 동맹국으로 꼽힌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도 양국은 형제 관계라고 쓰여 있다. 1950년 수교 이래 양국은 긴밀한 우정을 나눠왔다. 특히 1988년 미얀마에 신군부가 들어서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경제 제재를 실시하자 중국은 막대한 경제 원조와 투자로 미얀마에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해 왔다. 중국은 현재 미얀마의 최대 투자국. 하지만 이런 영향력 확대는 미얀마의 반중 정서를 확산시켰고 결국 부메랑이 되고 있다.

미얀마의 탈()중국화 움직임은 2011년 군부독재가 끝나면서 본격화됐다. 테인 세인 초대 민선 대통령은 중-미얀마 양국의 핵심 경협사업인 대형 수력발전소 미트소네 댐 건설을 환경 보호를 이유로 중단시켰다. 미얀마 군부 정권이 중국으로부터 36억 달러(약 3조8214억 원)를 지원받아 건설하던 사업이다.

마찰음은 곳곳에서 들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21일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이라는 전제 아래 5월 미얀마를 관통하는 석유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약 1100km 길이의 이 파이프라인은 미얀마의 인도양 항구와 중국 내륙의 윈난() 성을 연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중국으로서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송 거리가 무려 1200km 줄어들게 된다. 양국 경협의 대표적 성과이지만 완공을 앞둔 현재 축하 분위기는 별로 없다.

SCMP는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된다면이란 가정은 25억 달러(약 2조6537억 원)가 투자된 이 프로젝트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미얀마와 중국의 틈 비집는 강대국들

반면 미국 일본 인도는 미얀마 끌어안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월 취임 이후 첫 특사를 미얀마에 보내 거액의 차관을 제공하고 일본 기업의 미얀마 진출을 유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봄 일본은 미얀마의 거액 채무를 면제하고 또 저리 장기차관을 제공했다. 아베 총리는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의 굴기에 대응하고 있고 핵심 축에 미얀마가 있다고 홍콩 중핑왕()이 22일 전했다.

에이 케이 안토니 인도 국방장관은 21일 미얀마를 방문해 양국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지난해 5월 인도 총리로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를 방문했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얀마를 찾는 등 관계 회복에 나서고 있다. 이후 양국은 상호 대사 파견 미얀마 제재 일부 완화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미국 방문 세인 대통령의 미국 최초 방문 등 빠르게 관계를 정상화시키고 있다.

중핑왕은 미국이 미얀마 끌어안기에 성공한다면 남아시아의 정치 지형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이라며 중국과 관계가 좋은 주변 국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