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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측 국민 참여해야 안측 박이길 후보로

Posted November. 14, 201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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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13일 첫 회동을 갖고 단일화 룰 협상에 돌입했다.

양측 협상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한 갤러리에서 만나 40여 분간 상견례를 하며 탐색전을 펼쳤다.

모두발언에서 문 후보 측 박영선 협상팀장이 국민이 참여하는 단일화를 강조하자 안 후보 측 조광희 협상팀장은 박근혜 대선후보를 이기는 단일화를 위해 애쓰겠다고 맞받았다. 양측 3명씩 참가한 6명의 협상단은 오후 2시에 다시 만나 비공개로 협상을 이어갔다.

여론조사 문항 설계방식이 핵심 쟁점

여론조사 문항의 설계방식은 양측이 가장 격렬하게 맞서는 부분이다. 문항의 순서나 묻는 내용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리서치앤리서치(R&R)의 조사 결과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68일 조사에서 경쟁력 측면에서 누가 야권 대선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문 후보(44.6%)가 안 후보(34.7%)보다 9.9%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911일 다음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라면 대선에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반드시 안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5.7%인 반면에 반드시 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4.3%로 안 후보가 11.4%포인트 높게 나왔다.

결국 누가 돼야 하느냐는 판단을 물었을 때는 문 후보가, 대선에서 어떻게 하겠느냐는 행태를 물었을 때는 안 후보가 유리하다는 얘기다. 조직의 문재인이 야권 단일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변화의 안철수가 단일 후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도 풀이된다.

새정치선언 이르면 오늘 발표

문 후보는 13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3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면담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빨리, 뚜벅뚜벅 대담하게 가는 게 중요하다며 통 큰 협상을 강조했다. 하지만 참모들 사이에서는 단일화 방식을 놓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안 후보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유독 대통령 경선에서만 그것이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떤 형태로든 유권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단일후보가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안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후보 지지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가 안 후보라며 본선 경쟁력을 부각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보이지 않는 손들이 단일화 과정에 개입하는 것 같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문 후보로 단일화되도록 모종의 공작을 하고 있다는 의혹 제기였다.

문 후보 측 이학영 공동선대위원장이 라디오에서 시간이 많이 늦춰져 안 후보가 어떤 방식을 제시해도 받을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라며 룰 양보 시사 발언을 해 민주당이 진화에 나서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 후보 측 요구대로 다 수용하겠다는 게 아니라 시간이 적다는 데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목희 기획본부장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은)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못 박았다.

단일화의 첫 관문인 새정치공동선언은 이르면 14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선언문 작성이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양측은 국회의원 정수 축소냐, 조정이냐 등을 놓고 끝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의 정책을 조율할 경제복지정책팀과 통일외교안보정책팀도 14일 오전 협상을 개시한다.



이남희 이재명 irun@donga.com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