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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공군 작전지휘권

Posted April. 10, 201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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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의 중앙방공통제소(MCRC)에는 한반도와 일본, 동부 중국과 극동 러시아가 그려진 초대형 화면이 있다. 전국에 설치된 공군 레이더가 잡은 모든 항적()이 표시된다. MCRC에는 다른 나라가 띄운 항공기 정보도 들어온다. 그러나 중국 북한 일본 러시아는 군용기와 관련된 운항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들의 항적은 미식별() 항적이 된다. 근무자들은 특히 북한 지역에 나타난 미식별 항적을 주시한다.

MCRC는 전구()항공통제본부(TACC)와 같이 움직인다. 공군은 우리나라 주변에 전술조치선(TAL), 그 앞에 확장된 전술조치선을 정해놓고 있다. 미식별 항적이 확장된 전술조치선을 넘으면 TACC는 가까운 전투비행단에 전투 대기를 명령한다. 비상 대기 중인 조종사들이 바로 전투기에 탄다. 미식별 항적이 전술조치선을 넘으면 TACC는 출격을 명령하고 공작사령관(중장)에 알려 요격 여부를 결정하게 한다. 한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공작사령관은 과장해서 표현하면 햄버거로 식사하고 의자에서 졸면서 일해야 한다.

항공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현대 항공전은 단일 사령부에서 지휘한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미국 중부공군사령부는 미 공군기와 항공모함에 실려 온 미국과 영국의 해군기, 다른 동맹국 공군기를 통합 지휘했다. 한국군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이 반환돼도 한반도가 전쟁 상태가 되면, 한미 양국은 주한 미7공군사령관(중장)을 정()사령관, 한국 공작사령관을 부()사령관으로 한 공군구성군사령부를 구성한다. 이 사령부는 한미 공군기와 미 해군기 등을 통합 지휘하게 된다. 이처럼 공군 작전은 한 사람이 맡아서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박종헌 공군 참모총장이 최근 공군 참모총장이 작전사령관을 겸하게 한 국방 개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사 예산 등 여러 영역을 관장해야 하는 공군 참모총장이 작전에 전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명확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어제 박 총장은 국방부 기자실을 찾아가 내 말이 과장 보도됐다고 해명하는 간담회를 가져야 했다. 이쪽저쪽 서로 말이 다른 국방개혁이 잘 진행될지 우려된다.

이 정 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