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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 현실 눈감은 평화운동은 사치이자 위선이다

[사설] 북 현실 눈감은 평화운동은 사치이자 위선이다

Posted November. 26, 20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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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국회에서 만장일치에 가깝게 통과됐다.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내용을 담을 것을 요구하다 여론을 의식해 전날 국방위에서 채택된 결의안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천안함 폭침 때 한나라당 주도의 반쪽짜리 규탄 결의안 채택으로 국제적 망신을 산 것과 비교하면 퍽 다행한 일이다.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언젠가는 실현해야 할 우리의 과제다. 그러나 북의 무자비한 포격으로 연평도가 불바다로 변하고 무고한 우리 장병과 국민이 목숨을 잃은 판국에 긴장 완화니 평화체제 운운하는 것은 똥 장군 지고 장에 가는 것만큼이나 어울리지 않는다. 북의 계획적인 무력 도발로 대한민국 영토가 공격당한 지금의 엄중한 상황에서 호사스럽게 들릴 정도다. 우리의 군사훈련과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 정책이 북의 공격을 자초했다는 인식은 설사 그 선의를 인정하더라도 북의 실체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

북이 평화체제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문제는 남한을 제치고 미국만 상대하려 한 지는 이미 오래됐다. 1973년 12월 31일 김일성 연설에서 이를 천명했고, 1974년 3월 최고인민회의 명의의 대미 서한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남한과는 경제협력이나 문화교류, 이산가족 재회, 통일 같은 민족 내부의 문제만을 다루고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문제는 미국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2000년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 결과 나온 615공동선언은 북이 설정한 이 구도를 그대로 추인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정일 정권이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돈과 관련된 일은 남한을 상대 파트너로 삼으면서 체제 인정이나 북핵, 평화협정 같은 문제의 논의는 미국과 하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북이 최근 우라늄 농축시설을 미국 전문가에게 전격 공개한 것이나 연평도를 포격한 것도 미국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중국과 일본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북은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북의 의도를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범좌파 세력은 자신들이 평화세력임을 끊임없이 부각시키려고 애를 쓰고 마치 평화가 자신들의 전유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포장한다. 그들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을 거치면서 돈으로 산 평화의 달콤함에 취해 마치 그것이 모든 한반도 문제를 푸는 열쇠인양 착각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바로 북의 핵 무장이다. 북은 남한에서 정권이 바뀌자 금강산 관광객 사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우리에게 과거와 같은 방식의 굴종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이미 반민족 반인류 범죄자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김정은도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로 민족범죄자로의 발을 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선된다. 아버지와 아들이 민족 살인을 가르치고 배우고 있는 것이 북한 3대 세습의 실체다. 이런 민족 범죄자들을 앞에 두고 평화를 말하는 건 사치와 위선이다. 전시() 상황에서 반전()운동을 벌이는 건 진정한 평화운동이라고 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