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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대교체형 정치 총리와 실세형 측근 내각

[사설] 세대교체형 정치 총리와 실세형 측근 내각

Posted August. 09, 20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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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단행한 개각의 백미는 48세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를 총리 후보로 발탁한 것이다. 40대 총리 기용은 건국 이래 5번째이고 1971년 김종필 총리 이후 39년만이다. 나이와 경륜을 따지는 정치사회 풍토에선 파격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송영길(47) 안희정(45) 이광재(45) 김두관(51) 씨 등이 당선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하지만 정부 발() 세대교체가 정치권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곳곳에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의미가 있다.

김 총리 후보자는 36세에 도의원, 40세에 전국 최연소 민선 군수, 42세에 도지사를 역임한 데다 국회의원 보좌관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쳤다. 그는 2004년 7월 보궐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직후 도청 간부들에게 경남도청이 망하는 법을 갖자 찾아내라는 숙제를 내 이를 토대로 경남 패망 보고서를 만들었다. 그는 법외노조이던 전공노의 불인정, 전공노의 정치 개입과 민노총 가입에 대한 단호한 반대 표명 등 불법 편법과 타협하지 않는 원칙을 보였다. 나이에 비해 다양한 정치 행정 경험을 쌓았고 참신성이 돋보인다.

김 총리 후보자의 발탁은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군 확대라는 정치적 의미도 있어 보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에 이어 김 총리 후보자도 차기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차기 대통령 잠재후보들이 희생과 비전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나쁠 것이 없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등 선진국 40대 지도자들을 감안한다면 총리직 수행에 나이가 문제될 것도 없다. 총리라는 자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한편 국정 전반에 걸쳐 견인 조정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인데, 김 총리 후보는 어려운 시험대에 섰다는 각오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개각에서 실세()형 직계들을 대거 장관 후보로 기용했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국가 선진화를 비롯해 초기의 국정목표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읽게 한다. 내각은 구체적 실적을 통해 국리민복()에 기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복지 진수희, 교육 이주호, 문화 신재민, 고용 박재완 장관 후보들은 정식 취임하면 일하는 정부의 진면목을 구체적 성과로 보여줘야 한다. 영리병원의 허용, 교육의 정상화와 대학구조조정, 문화 콘텐츠산업의 선진화, 고용의 안정과 선진화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냄으로써 국가 선진화의 토대 구축은 물론이고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에도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의 특임장관 기용이나 정치인 출신의 장관을 다수 발탁한 것은 정치권과의 소통에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 친이-친박 계파간 갈등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개각의 외형 가운데 일부만보고 그 성격을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총체적인 평가는 일을 해나가는 것을 보고 해도 늦지 않다. 물론 도덕성과 자질 등 국정운영 수행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서는 인사 청문을 통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