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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 이해못해? 일단 딴지걸기?

Posted June. 17, 20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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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은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가 발표된지 거의 한달이 되어가는데도 민주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합조단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며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이 제기하는 의혹들의 대부분은 이미 석명()이 여러 차례 된 것들이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 잠수함의 어뢰 공격 가능성은 골프에 비유하면 홀인원이 다섯 번쯤 연속으로 나야 가능한 얘기라며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합조단 결과를 믿을 수 없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생존 장병을 만날 수 없으며, 천안함의 항적 및 교신일지 등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미 수차례 생존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부대로 모두 재배치됐으며 민주당 의원들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면담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생존 장병들 중 일부는 동아일보 등 언론이 접근했을 때 자유롭게 인터뷰에 응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또 4월에 민주당 천안함 특위 위원들이 국방부를 방문했을 때 지휘전술망과 전술지휘통제체제(KNTDS)를 공개했고, 상선공통망일지도 일부 민주당 위원에게 대면 설명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어뢰에 적혀있었던 1번이란 글자는 폭발열로 지워지거나 훼손됐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합조단은 이미 이번 어뢰폭발은 수중에서 비접촉 상태에서 이뤄져 폭발시 고열이 글자가 적힌 추진체에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1번이라고 적혀 있는 부분은 철 위에 스테인레스강 색상과 유사한 금속 부식방지용 페인트 위에 표기돼 있는데 페인트칠한 면이 열에 의해 손상되지 않아 1번 글씨도 손상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최 의원은 (정부가) 모든 사람의 의혹이 풀릴 때까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군 당국은 합조단 발표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측과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제안했으나 막상 이의를 제기한 측에서 토론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 지도부는 천안함 관련 유언비어 유포에 대한 당국의 단속을 비난할 때마다 북한 소행설을 먼저 부인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처음 얘기한 사람이 누군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아닌가라며 이 대통령의 해명을 촉구했다.

그러나 사실 이 대통령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얘기한 적은 한번도 없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직후인 3월 28일 안보관계장관회의와 30일 백령도 방문 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되 섣부르게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게 전부다.

민주당은 또 이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강경 대처로 29조원이 증발됐다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북한에 준 현금지원은 그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논지를 펴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지난달 24일 증권시장에서는 29조원이 증발됐다. 현 정부는 지난 정부 10년간 북한에게 준 현금지원이 13억5000억 원이라고 주장하는데 (자기들은) 하루아침에 29조원을 날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의 주가총액은 담화 발표날인 24일에는 897조3861억 원이었고, 담화 발표 다음날인 25일에는 859조3624억 원으로 24조4120억 원이 줄었다. 하지만 26일에는 870조8399억원으로 11조4775억 원이 다시 늘었고, 6월 15일 현재는 931조2331억 원으로 담화 발표 때보다 훨씬 많아졌다. 대형 증권사의 한 간부는 북한에 준 현금은 실제 손실에 해당되지만 재무제표 상에서 숫자로 매일 등락하는 평가손익은 실현된 게 아니다며 민주당식 논리라면 이 대통령의 담화 발표 이후 우리 주가가 50조원 이상 올랐다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박민혁 조수진 mhpark@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