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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공 못찾으면 규명 장기화 시계 30cm 수색 어려움

파공 못찾으면 규명 장기화 시계 30cm 수색 어려움

Posted March. 30, 201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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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의 위치가 확인됨에 따라 갈피를 못 잡던 침몰 원인 규명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발생 나흘째임에도 내부에서 발생한 폭발인지, 외부에서 발생한 폭발인지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29일 천안함 함미에 해군 해난구조대(SSU)의 접근이 가능해짐에 따라 선체 인양 이전에도 이를 가늠할 1차적 판단의 근거가 확보된 셈이다.

철판 어느 방향으로 휘었을까

천안함 침몰 원인이 내부 폭발인지 외부 폭발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선체를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는 것이다. SSU 대원들이 두 동강이 난 천안함 함수와 함미의 잘린 부분에 생긴 파공(구멍)을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어오면 1차적인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다. 철판이 배 안쪽으로 휘어져있으면 외부 폭발이고, 배 바깥쪽이면 내부 폭발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육안이나 사진으로 확인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물속에서의 시계()가 30cm에 불과해 실종자 수색작업도 일일이 손으로 더듬어 가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몰 원인 규명은 아무래도 생존자 확인 및 실종자 수색작업보다 후순위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최초 파공을 빨리 찾을 가능성

천안함의 침몰이 생존자들의 설명대로 함미에서 폭발이 일어난 뒤 배가 두 동강 난 것이라면 파공이 함미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천안함 후미는 개펄 쪽에 90도 정도로 누워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배의 바닥을 살펴볼 가능성도 비교적 높아졌다. SSU 대원들이 최악의 상황이지만 손으로 더듬어서 파공의 방향이 바깥인지 안쪽인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파공의 위치는 어떤 원인에 따른 침몰인지를 규명하는 데 직접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공이 배의 바닥에 있다면 기뢰에 의한 침몰이라는 얘기고, 배의 옆부분이라면 어뢰 또는 다른 이유에 따른 침몰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천안함의 파공 부분이 개펄 쪽으로 가라앉았다면 2차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SU 대원들이 선체 외부에서 파공 모양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선실 등을 통해 배의 안쪽으로 들어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파공이 배의 갈라진 부분일 경우

파공 위치가 배의 갈라진 부분과 일치한다면 배가 두 동강이 나는 과정에서 훼손돼 신속한 규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 경우 가라앉은 함수와 함미를 모두 인양해 조사해봐야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라도 파공을 못 찾으면 사고 분석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으로도 천안함의 침몰 원인은 일단 내부가 아니라 외부 공격에 따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군 예비역 출신의 함정 전문가는 천안함이 폭발 직후 두 동강이 나 침몰했다는 증언이 맞다면 그 원인은 외부 공격밖에 없다며 1200t급 함정이 걷잡을 수 없이 침몰한 것이 내부 원인 때문이라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탄약고의 탄약을 동시에 터뜨리지 않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