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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총재 마지막 임무도 금리동결깵 그러나 머지않아 오를것

이성태 총재 마지막 임무도 금리동결깵 그러나 머지않아 오를것

Posted March. 12, 20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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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human(그저 인간이었을 뿐).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자신이 주재하는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퇴임 소감을 짤막한 영어로 정리했다. 불확실한 경기 전망 속에서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했던 고충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6년 4월 취임한 이 총재는 4년의 임기 중 절반가량을 글로벌 금융위기와 씨름해야 했다. 기준금리가 취임 당시 4.00%에서 5.25%로 올랐다가 다시 2.00%까지 급락한 것은 그의 임기 동안 요동쳤던 경제상황을 보여준다.

다른 한편으로는 물가안정을 위해서라면 금리인상도 불사한다는 평소 신념에서 한발 물러나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것에 대한 소회로도 해석된다. 금통위는 이날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0%로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째로 최장기간 금리 동결이다. 이 총재는 임기 4년 동안 모두 49차례의 금리 결정 금통위 회의를 주재했다. 그동안 금통위는 금리를 5차례 올리고 6차례 내렸다. 나머지 38차례는 동결이었다.

이 총재는 임기 초반에는 부동산 가격을 잡는 데 주력했다. 물가상승 억제를 가장 우선시하는 인플레이션 파이터의 성향을 보인 것도 이때다. 취임 두 달 만인 2006년 6월에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라는 인연 탓에 정부 입김을 거스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주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엔 자산시장 거품과 물가상승 위험을 경고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하지 못하고 금리를 올린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둘러싸고 정부와 신경전을 벌였다.

이제 금리인상은 차기 총재의 과제로 남게 됐다. 올 상반기에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금융완화 기조는 적당한 시기에 줄여가는 쪽으로 (금통위원 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단지 시점이 언제인지 확인하고 의견을 맞추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후임 총재에 대한 당부로 주어진 상황을 소화하면서 기여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며 (출구전략은) 갑자기 출구로 나갈 수 없으니 미리 문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의 임기가 이달 말로 끝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차기 총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 총재가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과정에서 한때 정부 측과 엇박자를 내기도 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는 호흡이 맞는 인물을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차기 총재 후보로는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을 비롯해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강만수 대통령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전 한은 부총재) 등이 거론된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 총재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 연임 제한은 없지만 노무현 정권 때 임명된 이 총재가 연임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병기 정재윤 weappon@donga.com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