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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북이 불안할수록 한미공조 강화 중요하다

[사설]북이 불안할수록 한미공조 강화 중요하다

Posted February. 05, 20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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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1월 30일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화폐개혁 당시 쌀 1kg을 20원에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400600원으로 2030배나 폭등했다. 화폐가치도 폭락해 당초 북한돈 30원에 1달러를 교환해 주던 것이 지금은 500원까지 떨어졌다. 식량을 구하지 못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면서 함흥 청진 남포 등지에선 국가기관원들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충돌과 살해사건까지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심지어 김정일에게 존칭을 붙이지 않고 함부로 말하는 분위기라니 체제의 안정이 흔들릴 정도가 된 것 같다. 북한은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성난 민심을 다스리기 어려울 것 이다. 내부 반발로 인한 긴급사태와 대남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안보상황에 군사적 정치적으로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긴밀한 한미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북은 한 손으로는 옥수수를 받고 대화를 거론하면서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겨냥해 해안포를 발사해 우리의 대응태세를 떠보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그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는 동안에는 한반도 유사시 미 육군의 남한 투입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차관보는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한 한국 내부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지만 미국이 얼마나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유사시 개전 초기 6070일 동안에 허점이 발생한다면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북한은 지금 개성공단 임금인상과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등 경협사업을 통해 외화를 확보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해보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외부 투자유치를 위한 국가개발은행 설치와 대미 관계개선을 서두르는 것 역시 핵개발로 자초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전술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기능을 복원하고 핵을 포기해 국제 제재를 풀지 못하면 생산과 유통도 정상화하기 어렵고 북한의 혼란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하더라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처럼 핵을 포기하지 않은 채 적당히 위기를 모면하려는 김정일 체제를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든 6자 회담이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 개방을 통해 정상국가로 거듭남으로써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고 남한과도 근본적인 협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깨우쳐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 이 문제에서도 한미 간 공조가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