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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현장감식 인화물질 못찾아

Posted November. 17, 20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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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발생한 부산 실내실탄사격장의 화재원인 수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경찰이 사흘째 화재현장을 훑었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해 복잡한 외교문제가 걸린 수사가 길어질 우려를 낳고 있다.

수사 장기화 우려=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중부경찰서는 두 차례 현장감식에서 수집한 증거자료를 분석 중이지만 화재 원인을 밝혀줄 인화물질은 찾지 못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사고 당시 목격자가 들었다는 폭발음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아니면 화재 뒤 인화물질로 옮겨 붙으면서 발생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당시 상황을 알려줄 부상자의 상태가 심각한 데다 현장에 고인 물이 빠지지 않아 단서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7일 오후 3차 현장감식에 나서기로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화재가 담뱃불이 원인이거나 사격장 내 화약가루에 불이 붙으면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사격장 바닥의 잔류 화약을 진공청소기로 담는 과정에서 모인 수개월 치 화약에 불이 붙었거나 관광객이 버린 담배 불씨가 옮겨 붙었을 수도 있다는 것. 경찰은 또 방화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사격장 출입자와 최근 한 달 분량의 사격장 폐쇄회로(CC)TV 7대의 녹화테이프를 파악하고 있다. 업주 이모 씨도 사흘째 불러 과실 여부를 조사했다.

일본인 사망자 8명 아닌 7명=경찰은 사망자 10명 가운데 당초 일본인이 8명인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유가족의 시신 확인 과정에서 사망자 1명은 사격장 지배인인 이종인 씨(43)로 확인됐으며 전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나카오 가즈노부(37) 씨가 하나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일본 관광객 7명, 한국인 3명, 부상자는 일본인 4명, 한국인 2명으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시신 확인을 위해 사망자 10명의 DNA 검사를 마쳤으며 그 결과는 18, 19일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10명의 시신이 안치된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에서는 일본인 유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이날 밤 시신 7구를 부검했다. 당초 일본인 유족들은 질식사이기 때문에 일본으로 운구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이 사인과 화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한다고 설득하면서 부검이 이뤄졌다. 이날 한국 유가족들은 일본인 유가족에게만 정부와 대책본부의 관심이 쏠려 내국인이 홀대 받는 기분이라며 장례를 치러야 하는데 처우나 보상 문제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윤희각 조용휘 toto@donga.com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