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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배하는 건 실패의 기억 역사에 짐 안됐으면

나를 지배하는 건 실패의 기억 역사에 짐 안됐으면

Posted September. 22, 200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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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거 직전 지금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실패와 좌절의 기억이라며 자신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규정했다.

21일 출간된 성공과 좌절-노무현 대통령 못 다 쓴 회고록(도서출판 학고재)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자신의 회고록을 집필하기 위해 쓴 원고지 90페이지 분량의 미완성 원고를 그대로 소개했다. 이 원고에는 노 전 대통령이 회고록 집필을 결정한 뒤 직접 목차와 대강의 구성까지 해놓은 내용이 담겨 있다. 성공과 좌절은 미완성 원고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이 비공개 인터넷 카페에 올렸던 글, 비공개 인터뷰 내용 등을 함께 엮었다.

노 전 대통령은 미완성 원고에서 부인 권양숙 여사 등 가족과 측근들이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은 데 대해 사법절차의 결정을 운명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고록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피의자가 돼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이야기를 쓰는 일뿐이라며 너그럽게 용서하고 따뜻하게 포용해주시기를 바라지만 민주주의와 역사의 진보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거 한 달여 전인 4월 12일 아들 건호 씨가 언론의 취재 경쟁 속에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TV로 지켜본 뒤 카메라도 흉기가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등 추진 과정에서 지지세력의 비판이 거셌던 사안에 대한 해명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정치에 참여하는 진보주의 사람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정책은 과학적 검증을 통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당부했고,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는 역사의 기록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남겠지만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