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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아저씨, 코가 진짜 손이었을까

Posted September. 16, 200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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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행인에게 돌을 던진 혐의로 동물원 코끼리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주인공은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터줏대감인 태산이(35수컷). 서울 광진경찰서는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산책 중이던 김모 씨(48여)가 코끼리가 코로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14일 오전 9시 반경 김 씨는 인적이 드문 동물원을 운동 삼아 산책하고 있었다. 김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끼리가 우리 안에 있는 바위 틈새에서 코로 돌멩이를 끄집어내고 있었다며 정말 코가 손이네 하면서 신기해하고는 바로 옆에 있는 사자를 구경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순간 김 씨는 밥그릇만 한 돌에 맞아 쓰러졌고 돌을 던진 사람을 찾으려 일어나 주위를 살폈으나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머리 왼쪽을 맞았는데 왼쪽에는 코끼리 우리밖에 없었다. 돌에 맞은 머리가 아파 소리를 질렀더니 코끼리가 코를 말고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14일 김 씨의 신고를 받고 조사에 들어갔다. 코끼리 우리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모두 확보해 살펴봤지만 김 씨가 코끼리가 던진 돌에 맞았다고 주장하는 지점은 사각지대에 놓여 화면에서 보이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인적이 드문 시간에 사건이 발생해 목격자도 없고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김 씨의 진술에만 의존해 코끼리가 돌멩이를 던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어린이대공원에 업무상 과실이 있는지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었지만 방사장과 울타리 간격이 3m에 불과해 돌팔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74년생인 코끼리 태산이는 1975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왔다. 34년째 동물원에서 최고 인기를 모으며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신민기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