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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 열자 vs 누가 살아올까

Posted August. 28, 2009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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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830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 이후를 대비하는 자민당과 민주당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승리가 확실시되는 민주당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정권을 내줄지도 모르는 자민당은 말 그대로 고통의 비명이다. 아사히신문이 전체 480석 가운데 민주당이 약 320석, 자민당이 100석 안팎을 얻을 것이라는 자체 조사결과를 보도한 27일 양당의 움직임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다음 달 30일 당 총재 임기가 만료되는 자민당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 지도체제 정비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당권에 도전할 만한 거물급 후보들이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당 총재 후보 인물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 요사노 가오루() 재무상을 비롯해 지난해 아소 다로() 총리와 당권을 놓고 일합을 겨뤘던 중진들이 대부분 지역구에서 고전하고 있고 당 총재를 노릴 만한 주요 파벌 수장들도 당선이 불투명하다. 자민당이 야당이 될 경우 당 재건 작업에 나설 주도세력이 형성될 수 있을지조차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내 코가 석자인 거물들이 모두 자신의 지역구 선거에 매달리느라 접전지역 지원은 물론 중앙당에서 선거사령탑 역할을 할 인물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상 여당 대우를 받고 있는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전제로 국가운영 전략을 짜는 데 분주하다. 민주당 정권이 들어설 경우 정부 운영의 핵심기구가 될 총리 직속 국가전략국은 관료와 민간인 엘리트 30명 정도로 구성되고 책임자는 핵심 각료로 보임될 것이라는 구상이 27일 흘러나왔다. 외상과 재무상, 관방장관 등 빅3에 대한 하마평이 여러 신문에 보도될 정도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는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과 간 나오토() 대표대행,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등 당 실력자들을 어떤 자리에 배치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대표는 일본의 새로운 길이란 제목의 차기 정권 운용구상을 27일자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기고했다.

이번 선거에 지역구 후보 271명을 포함해 330명을 공천한 민주당은 압승할 경우 비례대표 공천자가 모자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1개 비례대표 권역 가운데 규슈() 등 민주당 싹쓸이 가능성이 있는 권역에서는 할당된 당선자 수보다 후보자 수가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이 압승한 2005년 총선에서는 도쿄 권역에서 비례대표 1석을 사민당 후보에게 넘기는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