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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주의 ABC도 모르는 민주당의 억지

[사설] 민주주의 ABC도 모르는 민주당의 억지

Posted July. 31, 200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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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한나라당이 공개한, 미디어 관계법안 전자표결 상황을 담은 국회 본회의장 녹화테이프 동영상은 충격적이다. 민주당 의원들에 의한 투표 방해와 조작 행위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있을 수 없는 불법 행위가 명색이 국가 대사()를 다루는 국회 표결 과정에서 버젓이 벌어진 것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법을 들이대기 전에 국회의원의 자질을 따져보고 민주주의의 근본을 되돌아봐야 할 중차대한 사건이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동영상을 보면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석을 돌아다니며 마구 반대투표 버튼을 눌러댔다. 추미애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투표를 못하도록 투표용 모니터들을 내려버렸다. 천정배 박지원 조배숙 서갑원 김성곤 유선호 조정식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석을 대신 차지하고 앉아 투표를 못하게 훼방을 놓거나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의원 간에 심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누구보다 법의식이 투철해야 할 법무장관 출신의 천정배 의원까지 가담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민주당은 동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표결 결과에 반대표가 나오지 않은 점을 내세우면서 투표 방해나 조작이 없었다고 딱 잡아떼었다.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대리투표를 희석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막상 동영상이 공개되자 이미경 의원은 자신이 반대투표 버튼을 누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한나라당 의원이 이를 취소하고 찬성으로 돌려놓아 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고, 자신의 행위는 한나라당의 부정 표결을 막기 위한 정당방위였다고 강변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억지이다.

대의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과 합법적인 투표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미디어법을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통해 표결에 나선 것이 잘못인가, 아니면 헌법에 명시된 다수결 원칙을 거부하며 표결을 못하도록 본회의장 입장을 가로막고 투표 행위를 방해하거나 조작한 것이 잘못인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송법안 재표결의 적법성 논란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리투표 의혹도 헌재의 판단을 지켜보거나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지만, 그 자체도 근원을 따지자면 민주당에 의한 표결과 투표 방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본질은 접어둔 채 그로 인해 파생된 문제만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날치기니, 무효니 주장하면서 의원 대다수가 사퇴서를 낸 상태에서 전국을 돌며 가두 선전전까지 펴고 있다.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투표를 방해하거나 조작한 것에 대해선 부끄러워하지 조차 않는다. 자신들의 행위는 설사 폭력적이고 불법적이더라도 다수에 저항하기 위한 것이면 정의롭고 정당하다고 여기는 게 민주당 사람들이다. 이런 삐뚤어진 법의식으로 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