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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세리키즈

Posted July. 09, 200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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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32)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가슴이 뛴다. 1998년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맨발 투혼 끝에 우승하며 국내 팬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이다.

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베슬리헴의 사우컨밸리GC 올드코스(파71)에서 개막되는 제64회 US여자오픈을 앞두고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한 역대 명장면 10선에서도 박세리의 우승 드라마는 1위에 올랐다.

당시 21세였던 박세리는 동갑내기 아마추어 제니 추아시리폰과 92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부를 갈랐다. 어느덧 서른 줄에 접어든 박세리는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그날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며 여전히 생생하다고 말했다.

USGA는 2005년 US여자오픈에서 김주연(28)이 4라운드 18번홀에서 13.7m 거리의 기적 같은 벙커 샷 버디로 우승한 것을 9번째의 멋진 순간으로 꼽았다. 김주연과 박세리에 이어 지난해에는 박인비가 생애 첫 승을 이 대회에서 차지했다. 4타 차의 완승으로 박세리가 갖고 있던 역대 최연소 챔피언 기록을 갈아 치우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US여자오픈이 올해에는 어떤 감동을 전해줄까. 우선 올 시즌 5승을 합작한 1988년생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 개막 전 공식 인터뷰에서도 박인비를 비롯해 신지애, 김인경(이상 21)이 차례로 초청을 받아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박인비는 장타자에게 유리한 코스인데 드라이버 비거리가 15야드 정도 늘어 유리할 것 같다. 그린만 잘 읽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예상했다. 신지애는 세계 랭킹 1위에 도전하겠다. 빠른 그린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지애와 박인비는 1, 2라운드에 같은 조로 묶였다. 김인경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폴라 크리머(미국) 등 강호들과 동반자가 됐다. 세리 키드를 바라보는 박세리는 너무 대견스럽고 강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들을 보면 나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각본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