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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슈퍼노트 남에 밀반입

Posted June. 04, 20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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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 달러화 위조지폐인 슈퍼노트를 2007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 후에도 계속 만들어 왔으며 이 중 일부가 한국에 밀반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3일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슈퍼노트를 한국에 밀반입하려던 일당을 적발해 공조수사를 벌여 왔으며 북-미, 남북 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주목해 왔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강도 높은 대북 금융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지난해 11월 10일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9904장(99만400달러)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하려 한 혐의로 위폐운반책 김모 씨와 환전알선책 안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중국에 거주 중인 판매총책 박모 씨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 소속 비밀경찰국(Secret Service) 워싱턴 본부와 하와이지부는 한국 법무부와 공조 수사에 나서 이 위폐가 북한의 슈퍼노트임을 확인한 뒤 국제 유통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적발된 일당은 달러화 가치가 급상승해 들여오려 했다고만 할 뿐 최종적으로 북한과 연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제 브로커의 실체와 유통망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007년 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불법 위폐 제작에 더는 간여하지 않겠다는 북한 측의 암묵적 약속을 전제로 금융제재를 해제해 줬는데 북한이 실제론 계속 위폐를 제작해 왔음이 밝혀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 시절 못잖게 강도 높은 위폐 근절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3일 서울에서 접촉을 갖고 슈퍼노트의 제작 및 유통을 원천 봉쇄해 북한에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슈퍼노트의 제작 및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슈퍼노트가 유통되는 국가에서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슈퍼노트 제작의 재료 및 원료의 북한 수입을 차단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워싱턴타임스는 3일 자체 입수한 해외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최근 승진한 오극렬 대장과 그의 일가가 슈퍼노트 제작과 유통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오 부위원장이 김정운 후계구도를 만드는 데 주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세습구도와 최근 북한의 도발이 관련성이 있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홍 박민혁 sechepa@donga.com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