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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연승 천하무적 사회인구단 로얄FC

Posted June. 01, 200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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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재한이 오늘 죽이는데.(이회택)

오늘 점심 내가 사면 되지?(김재한)

31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로얄 FC와 부평 축구단의 60세 이상 주축 친선경기가 열렸다. 1960, 70년대 꺽다리로 명성을 떨치던 김재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62191cm)이 해트트릭을 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동기인 이회택 부회장(63)이 아직도 전성기처럼 잘 뛴다고 농담을 던지자 김 부회장은 점심을 사겠다고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7일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랍에미리트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6차전을 앞두고 한국대표팀 단장으로서 이날 밤 출국해야 하지만 경기에 참석했다.

로얄 FC는 2005년 5월 1960, 70년대 한국 축구를 주름잡던 스타플레이어와 조기축구 회원들이 모여 만든 실버 축구단이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63)과 그의 서울 중동고 동기인 최재익 씨(63), 이 부회장 등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었다. 로얄 FC는 50대(31명)와 60대(30명) 두 팀으로 나뉘어 전국을 순회하며 경기를 한다.

이회택, 김재한, 노흥섭 씨(62) 등 대표 출신으로 꾸며진 60세 팀은 창단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은 무적 군단이다. 이날 부평 축구단에 7-0 완승한 것을 포함해 169연승을 달렸다. 부평 축구단 고문 윤돌용 씨(67)는 로얄 FC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당해낼 재간이 없다. 비록 경기는 완패했지만 왕년의 영웅들과 어울려 축구를 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로얄 FC는 이날 배도환(44)과 임호(39) 등 30, 40대가 주축인 연예인 축구단 프렌즈와의 번외 경기에서도 2-0으로 이겼다.

로얄 FC는 국제무대에서도 명성을 떨쳤다. 2007년 일본, 올해 제주에서 열린 세계 시니어대회(60세 이상)에서 한국 대표로 우승했다. 세계 시니어대회는 14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로얄 FC는 24개 팀이 출전한 2008년 한민족축전에서도 우승컵을 안았다.

로얄 FC는 매 주말 경기를 갖는다. 각종 음료수에 수박, 바나나, 호박죽, 순두부 등을 챙겨 먹으며 하루 3, 4시간씩 축구를 한다. 김 부회장은 이렇게 어울려 축구를 하다 보면 선수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골을 넣고 하이파이브를 하면 20년은 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960년대 아시아 올스타에 선정됐던 서윤찬 총감독(69)은 몸이 찌뿌듯할 때 축구를 하고 나면 날아갈 것 같다. 축구는 삶의 활력소라고 거들었다. 로얄 FC에는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41), 홍명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 감독(40), 그리고 프로야구의 김재박 LG 감독(55) 등이 특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장들의 축구 잔치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