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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다, 행복한 동그라미

Posted April. 21, 200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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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유한한 이 세상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아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친한 사람들에게는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하는 걸 넘어 아예 자전거를 사 주곤 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자전거 마니아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전거 얘기만 나오면 일석오조론을 꺼낸다. 건강에 좋고, 교통난과 주차난을 덜어주고, 공기에 좋고, 에너지 절약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자전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자전거를 통한 녹색성장을 강조하고 일반인 사이에서는 자전거 출퇴근이 화제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전국에 생방송된 라디오 연설에서 녹색 생활혁명은 시대정신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를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복원하는 일은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라면서 자전거가 너무 느리게 달리면 넘어지듯이 자전거 시대도 너무 늦지 않게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서 약 2000km에 이르는 자전거길이 만들어진다며 자전거여행은 쌩쌩 달리는 자동차 문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실적인 여건은 간단치 않다. 우리나라의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은 1.2%에 불과하다. 네덜란드(27%)나 독일(10%) 같은 유럽 선진국은 물론이고 이웃나라 일본(14%)에도 크게 뒤떨어진다. 외국과 달리 자전거도로와 주륜장(자전거 주차장) 등 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 법규와 제도 역시 자전거 이용자에게 불리하다.

정부는 2018년까지 3114km의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백남철 책임연구원은 자전거도로 확충 등 인프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전거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자전거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발맞춰 동아일보는 국내 자전거 문화의 현실을 진단하고 일본 프랑스 등 자전거 선진국의 실태를 살펴보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헌재 정용관 uni@donga.com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