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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여사 주말 소환조사 받았다

Posted April. 13, 20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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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해 재임 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기소)에게서 600만 달러를 받은 혐의(뇌물수수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검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2007년 6월 100만 달러를, 2008년 2월 500만 달러를 보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100만 달러를 받은 것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11일 참고인 자격으로 부산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12일 밝혔다. 권 여사는 검찰 조사에서 그 돈은 빚을 갚기 위해 정상문 대통령총무비서관을 통해 내가 빌린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 여사는 원금이나 이율 상환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적힌 차용증이나, 100만 달러를 빚 갚는데 썼다는 주장을 입증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하지는 않았다.

권 여사의 주장은 노 전 대통령이 7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정 전 비서관이 그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과 일치한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 당시 처음에 100만 달러를 내가 다 썼다고 주장하다가, 변호인 접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을 올렸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뒤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고 검찰은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는 세 번째 글을 올리고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한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며 100만 달러가 오간 사실을 재임 중에 전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다고 한다며 박 회장의 검찰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검찰은 12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와 함께 박 회장에게 500만 달러를 요구한 경위에 대해 조사했다. 검찰은 노 씨를 상대로 박 회장에게서 송금 받은 500만 달러의 일부를 연 씨와 함께 해외에 세운 투자회사의 자금으로 썼는지도 조사했다.

이에 앞서 미국 샌디에이고의 LG전자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는 노건호 씨는 항공기편으로 일본 도쿄를 거쳐 11일 오후 10시5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노건호 씨는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다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반복했으며, 심경을 묻는 질문엔 좋지 않다고 답했다.

검찰은 10일 오전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던 연 씨는 12일 오전 석방했다. 대검 중수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노건호 씨와 연 씨에 대해 조사할 게 많아 앞으로 한 두 차례 더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정원수 verso@donga.com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