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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적 여기자 2명 북에 억류

Posted March. 20, 20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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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미국 국적의 여기자 2명이 중국 지린() 성 옌지() 지역의 북한-중국 접경지역에서 북한 군인들에게 붙잡혀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북-미 양국은 두 기자의 석방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A23면에 관련기사

19일 대북 소식통과 뉴욕타임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케이블 TV인 커런트 TV의 유나 리 기자와 로라 링 기자 그리고 중국동포 가이드 1명이 투먼() 두만강변의 북-중 접경지대에서 취재하던 중 북한군에 붙잡혔다. 리 기자는 한국계, 링 기자는 중국계다.

두 기자는 커런트 TV의 탐사보도 전문 프로그램인 뱅가드 프로그램(Vanguard program)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으로 중국 내 탈북자들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두 기자의 중국행을 도와줬던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주 서울에서 항공편으로 옌지에 간 뒤 17일 오전까지 투먼 취재를 마치고 단둥()으로 갈 예정이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들은 17일 새벽 강변에 다녀오겠다고 밝힌 뒤 소식이 끊겼다.

이들이 북한군에 어떻게 붙잡혔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천 목사는 북한군 측에서 중국 사람들이 물건을 거래하는 모습을 취재시켜 준다고 꼬드긴 후 가까이 오게 해서 납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들이 두만강 변에서 사진을 찍는 등 취재활동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북한 국경으로 넘어갔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 TV는 16일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미 양국이 기자들의 석방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1999년 6월 중국 국경 근처의 북한 경제지대를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 캐런 한 씨를 한 달간 억류했다 풀어준 전례가 있다. 1996년에는 한국계 미국인 청년인 에번 헌지커 씨가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억류됐다.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특사로 방북한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현 뉴멕시코 주지사)이 북한과 협상 끝에 그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이정은 김영식 lightee@donga.com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