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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르사르, 불혹의 유혹

Posted February. 02, 20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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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이로 치면 불혹(). 지난해에는 13년간 몸담았던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올 시즌에는 은퇴를 고려했다. 결국 한 시즌만 더 뛰기로 했다. 그리고 이제 실력으로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축구 역사의 새 장을 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에드윈 판데르사르(39네덜란드). 그는 1992년 21세의 나이에 AFC 아약스(네덜란드)에서 데뷔했다.

그 뒤 이탈리아인이 아닌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골키퍼가 됐다. 그리고 풀럼(잉글랜드)을 거쳐 2005년 맨유에 입단했다.

A매치 130경기를 뛴 그는 불혹의 나이에 잉글랜드 최고의 골키퍼로 올라섰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자리를 눈앞에 뒀다.

그는 1일 영국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에버턴(1-0승)과의 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 자신의 무실점 기록을 1122분으로 늘렸다. 지난해 11월 8일 아스널전에서 실점한 뒤 1122분 동안 맨유의 골문을 지켰다.

프리미어리그와 하부 리그를 모두 포함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대 무실점 최장시간 기록은 197879시즌 스티브 데스(레딩)가 세운 1103분. 판데르사르는 30년 만에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벽을 넘어섰다. 앞으로 두 경기만 더 풀타임을 뛰며 무실점 행진을 하면 그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재 세계 신기록은 19909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아벨 레지노가 세운 1275분이다.

그는 세계 신기록을 앞두고도 기록보다 팀이 이겼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가 한 일은 동료 수비수들이 경기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 것밖에 없다며 겸손해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맨유는 지난해 11월 16일 스토크시티전(5-0승)을 시작으로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16승 5무 2패(승점 53점)로 리그 선두도 굳건히 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1999년 이후 10년 만의 트레블(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3관왕)과 정규리그 3연패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맨유는 FA컵과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라 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