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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불확실성에 절망 거부들의 자살

Posted January. 08, 2009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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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억만장자 아돌프 메르클레(74사진) 씨가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자금난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갑부 메르클레 씨는 5일 밤 회사 인근에서 열차에 몸을 던졌다.

가족은 6일 짧은 성명을 통해 금융위기로 초래된 회사의 경제난과 지난 몇 주간 계속된 불확실성, 그로 인해 더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열정적인 기업가를 궁지로 몰았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독일 검찰은 메르클레 씨가 가족에게 쓴 유서를 발견했다고 했으나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메르클레 씨는 그의 가족 지주회사 VEM을 통해 제약회사 라치오파름부터 시멘트 회사 하이델베르크체멘트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체를 경영하며 직원 10만여 명을 고용해 2007년 미국 경제주간 포브스 조사에서 독일 5위 부자로 기록됐다.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을 꺼려 여론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는 2007년 8개국(G8) 정상들을 자신이 소유한 성()에 초청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자동차회사 포르셰가 폴크스바겐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요동쳐 10억 유로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을 보는 바람에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40여 개 은행과 접촉하며 돈을 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한다.

한편 미국 부동산계의 거물 스티븐 굿(52) 씨가 5일 오전 시카고 인근 수목원에 주차된 자신의 재규어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굿 씨는 아버지가 창업한 미국 굴지의 부동산 경매업체인 셸던 굿 & 컴퍼니 옥션스 인터내셔널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했다. 보안관 측은 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이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업계 소식지에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어려움이 아주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프랑스계 투자회사인 액세스 인터내셔널 어드바이저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르네티에리 마공 드 라 빌위셰(65) 씨가 지난달 23일 뉴욕 맨해튼 소재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했다. 드 라 빌위셰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버나드 매도프 사기사건과 관련해 14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송평인 이헌진 pisong@donga.com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