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비인기 종목에 희망을 쏘아올렸어요

Posted September. 04, 2008 09:27,   

ENGLISH

올림픽 무대에 처음 선 두 명의 선수가 있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다. 결선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뒤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한국 승마 사상 첫 자력 진출로 20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한 마장마술의 최준상(30삼성전자승마단)과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리듬체조의 신수지(17세종고).

이들은 만약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방송 중계가 없었다면 종목 자체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달리스트처럼 방송 출연 등은 없었지만 두 종목을 바라보는 눈길은 달라졌다.

해보았다는 경험이 자신감으로

최준상은 올림픽 마장마술 개인 경기에서 출전 선수 47명 중 중도에 기권한 선수를 제외하고 46위, 사실상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그는 자신감이라는 큰 수확을 얻었다. 해봤다는 경험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알게 한 것이다.

저 말고도 잘하는 선수가 많아요. 이들과 함께 단체전에도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생각해요.

2012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둔 그는 다시 출전권을 따야 한다. 그는 이미 이번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 위해 11개월간 힘든 타향살이를 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과 즐거움이 묻어났다.

1일 귀국한 그는 주위에서 승마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것을 느꼈다.

꼭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얼마 전 승마대회를 보러 갔는데 관중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 때문에 다시 희망 품었대요

신수지는 이번 올림픽 종합 예선에서 24명 가운데 12위에 그쳐 아쉽게 10위까지 오르는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며칠 전 그는 발신이 교도소로 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한 20대 수감자가 올림픽 기간에 신수지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대학 진학의 꿈을 꾸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제 경기를 보고 대학에 가겠다는 희망을 품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요. 이런 분들이 있어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겨요.

그는 얼마 전 한 스포츠마케팅 업체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다. 3년 동안 국내외 대회 출전과 해외 전지훈련을 지원받게 되는 그는 이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거리를 지나가면 알아보는 사람도 생겼다. 팬레터도 온다. 그만큼 부담도 생겼다.

더 열심히 해서 다음 올림픽 때는 꼭 메달을 딸래요.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