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오피니언] 이어도

Posted August. 09, 2008 07:24,   

ENGLISH

8일 오후 이어도에는 초속 7.15m의 바람이 불었다. 파도 높이는 1m, 기온은 섭씨 28.4도. 이어도종합해양기지에 설치된 자동관측장비가 실시간으로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이어도 상황은 24시간 작동되는 카메라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이어도가 양보할 수 없는 우리 땅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 이어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빠짐없이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을 한다. 망망대해에 떠있는 우리 땅을 본 감격 때문이다.

이어도는 마라도 남서쪽 149km 지점에 있다. 이름과는 달리 섬은 아니고 수중암초()다. 가장 얕은 곳도 4.6m나 잠겨있어 큰 파도가 칠 때만 잠깐 머리를 내민다. 수심 40m를 기준으로 하면 남북이 600m, 동서는 750m로 축구경기장의 6배가 조금 넘는다. 정부는 2003년 212억원을 들여 연면적 1188m(360평) 규모의 해양기지를 건설했다. 매년 10여 차례 전문가들이 방문해 3개월 정도는 유인()기지로 운영된다.

중국 국가해양국 산하 중국해양신식망(정보사이트)이 이어도를 쑤옌자오()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부는 중국에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어제 밝혔다. 이어도가 중국의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있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더 강력한 근거가 있다. 이어도는 우리 EEZ는 물론이고 대륙붕에도 속한다. 가장 가까운 중국 섬 퉁다오()는 247km나 떨어져 마라도이어도 사이보다 98km 더 멀다. 마주보는 나라의 경우 중간선을 EEZ 경계획정기준으로 인정하는 국제관례도 있다. 이어도에 가자라는 뜻의 제주민요 이여도 사나는 이어도가 먼 옛날부터 우리 어민의 삶의 터전이었음을 말해준다.

중국은 2006년 이어도에 해양 감시용 비행기를 띄운 데 이어 인근 해역에 순시선을 보내 정밀조사를 벌인 일도 있다. 우리 고대사를 왜곡해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을 획책하더니 이제는 이어도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인류 평화를 노래하는 베이징올림픽 뒷전에서 이 무슨 팽창주의 야욕인가. 일본이 자국민 대다수가 이름조차 모르는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자국령이라 우기는 것 못지않은 억지다.

방 형 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