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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측 이인감 찍혀있다 한나라 이후보것 아니다

김씨측 이인감 찍혀있다 한나라 이후보것 아니다

Posted November. 26, 2007 06:50,   

BBK 사건에 대해 김경준 씨 측과 한나라당은 각각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며 막판 결전을 벌이고 있다.

에리카 김 씨는 23일 한 언론을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BBK 주식을 보유했다는 내용이 담긴 한글 이면계약서 원본이라고 주장하며 서류를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즉각 계약서에 찍힌 인감도장은 이 후보의 것이 아닌 위조된 것이라며 인감신고서 및 인감증명서를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한글계약서에 찍힌 인감도장 진위 공방

에리카 김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BBK 주식 61만 주를 50억 원에 김경준 씨에게 넘기는 내용이 담긴 한글 이면계약서를 공개했다. 이 계약서는 주식매매 계약서라는 제목의 A4지 크기의 2쪽 분량이다.

김 씨 측은 이 계약서의 마지막 부분에 이 후보의 이름과 함께 인감도장이 찍혀 있다는 이유로 진본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반격했다. 이 계약서에 찍힌 이 후보의 인감도장은 이 후보의 것이 아니라며 인감증명서를 공개했다. 도장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이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두 개의 도장을 비교해 보면 명()자 중 월()자 하단 휘어짐이 다르고, 박()자 좌변 역시 가로 획 위치가 다르다. 육안으로 봐도 동일한 도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인감증명서뿐 아니라 이 인감도장이 사용된 LKe뱅크 이사회 의사록 풋옵션 계약서 등도 함께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계약서 체결 시점에 다른 인감도장 사용

에리카 김 씨가 공개한 한글 계약서는 2000년 2월 21일 체결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 후보가 계약서에 나오는 인감도장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이 후보의 인감신고서를 공개했다. 인감신고서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00년 4월 24일 인감을 분실해 새로운 인감을 해당 관청에 신고했다. 그런데 에리카 김 씨가 제시한 2000년 2월 21일 체결된 한글 계약서에는 새 인감도장 형태의 도장이 찍혀 있는 것. 한글 계약서에 날인된 인감도장이 위조된 게 아니라 해도 인감으로 신고도 안 된 도장을 계약서에 찍은 꼴이다.

홍준표 위원장은 김 씨 측이 계약서를 임의로 만들면서 이 후보의 인감이 중간에 바뀐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바뀐 도장 모양만을 보고 급조해 만든 것임이 명백히 드러났고고 말했다.

김 씨 측은 이 같은 한나라당의 반박에 대해 현재까지 별다른 재반박을 하지 않고 있다.

서명 빠지고 맞춤법 틀린 계약서?

한글 계약서에는 이 후보의 서명이 빠져 있다. 도장만 날인돼 있을 뿐이다. 홍 위원장은 비슷한 시기에 5억 원짜리 계약을 하면서도 이 후보는 서명과 날인을 모두 했는데 50억 원의 큰 돈 거래에서 서명을 안 했겠느냐고 말했다.

계약서 내용의 맞춤법도 상당부분 틀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홍 위원장은 전해 들은 바로는 계약서가 맞춤법도 틀리고 조악하다고 한다면서 맞춤법이 곳곳에서 틀렸다는 얘기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김종률 의원은 김경준이 미국인이라 그렇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맞춤법에 서툰 김경준이 이 문서를 직접 만들었다는 반증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계약서 내용도 사실과 달라?

한글 계약서에 따르면 이 후보가 BBK 주식 60만 주를 50억 원에 김경준 씨에게 넘기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 씨가 남대문세무서에 신고한 주식 등 변동 상황 명세서 사본을 제시하며 2000년 5월 9일 이전까지 e캐피탈이 BBK 전체 주식의 98.36%인 60만 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반박했다. BBK 주식은 제3자 소유였기 때문에 이 후보가 이 주식을 팔 수 없다는 얘기다.

공세 전환 이 후보 측 VS 잠잠한 김 씨 측

이 후보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 자신이 주가조작이나 BBK를 소유했을 것이라고 하는 문제에 대해 검찰이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밝혀주길 요청한다며 검찰이 등록할 때까지 (수사결과를) 발표 안 하면 기소할 때라도 발표해야 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나경원 대변인은 오늘로서 이면계약서 주장이 명백한 거짓말임이 입증됐다. 김경준 일가가 벌이고 있는 사기행각의 마각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에리카 김 씨의 인터뷰를 30분가량 여과 없이 내보낸 MBC를 항의 방문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항의 방문단은 이날 MBC 본사를 찾아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MBC를 검찰 또는 선관위에 고발키로 했으며 편파방송대책특위를 긴급 구성했다.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김 씨 측은 일단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BBK 사건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검찰을 압박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일부에서는 문서 필적 감정 등의 이유로 후보 등록 전에 수사결과 발표가 어렵다는 말이 흘러나오는데 문서, 필적 감정이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지만 기다리라는 말이냐고 주장했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