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53) 전 국세청장의 구속으로 정상곤(53구속기소)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뇌물 1억 원에 대한 용처 수사가 일단락되면서 검찰 수사는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기소) 씨가 개입한 부산지역 재개발 비리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부산은행 압수수색=김 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7일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해 김 씨의 민락동 미월드 용지 콘도 개발 사업과 관련된 대출 신청서, 심사 서류 등 대출 관련 자료 일체를 압수했다.
검찰은 또 이장호 부산은행장의 집무실과 자택, 임원실, 투자금융부 간부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압수자료를 토대로 민락동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올 5월 부산은행과 김 씨가 685억 원의 대출 계약을 할 때 정관계 외압이나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를 밝혀낼 방침이다.
검찰은 김 씨가 이 과정에서 부산은행과 용지의 용도 변경 및 건축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부산시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 검사는 국세청 수장이 구속됨에 따라 국세청과 관련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김 씨 사건의 뿌리였던 민락동과 연산8동 재개발 사업에 대한 수사를 재개한다고 말했다.
전 전 국세청장, 독방 수감=6일 오후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 전 국세청장은 부산구치소 독방에 수감됐다. 가로 1.5m, 세로 2.5m 규모의 이 독방엔 선반과 TV가 갖춰져 있다.
일반 수용자처럼 전 전 청장은 7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했으며 구치소 일과대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부산구치소 관계자는 전 전 청장이 식사를 잘하고 있으며 특별한 요구나 불만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거물급 인사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하는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구치소에는 전 전 국세청장을 비롯해 정 전 청장, 정윤재(44) 전 대통령의전비서관, 김 씨가 모두 수감돼 있다. 이 때문에 구치소 측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증거인멸 가능성을 막기 위해 4명을 각각 다른 건물에 분리 수감해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했다.
독방에 수용된 정 전 비서관과 김 씨는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며, 다른 수용자 4명과 같이 지내는 정 전 청장은 종교 서적을 탐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 전 국세청장은 1일 소환조사 때 혐의를 자백할 경우 형량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자수감경()을 검찰에 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다음 날 전 전 국세청장 측이 혐의를 부인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특가법상 뇌물수수죄가 적용된 전 전 국세청장의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되면 최소 징역 7년형을 받게 되지만 자수감경이 이뤄지면 3년 6개월로 줄어들기 때문에 이 같은 시도를 했던 것으로 검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