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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아직 결정못해

Posted August. 06, 200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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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5일로 18일째를 맞은 가운데 한국 협상단은 탈레반과 물밑 교섭을 통해 대면접촉을 타진하고 있지만 협상 장소를 정하지 못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직접 접촉이 단시간에 급진전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큰 진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에 염두를 두고 인질들의 건강을 위해 의약품 전달과 의료진 파견에 주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가즈니 주 사령관 물라 사비르는 이날 본보 현지 통신원 아미눌라 칸(가명) 씨와의 통화에서 한국 협상단과 대면접촉을 위해 계속 대화 중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사비르 사령관은 유엔의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4일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양측이 서로 불신할 수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장소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4일 또다시 한국인 여성 인질 한 명에게 AFP통신과 통화하도록 했다. 이 여성은 울먹이면서 죽고 싶지 않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반복했다. 다른 인질 3명과 함께 있다고 밝힌 이 여성은 또 그들(탈레반)은 우리를 죽이겠다고 위협한다며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FP는 한때 이 여성의 이름을 싱 조 힌(Sing Jo-hin)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피랍자 명단에 비슷한 이름이 없어 신원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AFP는 나중에 이름 부분의 보도를 철회했다.

정부는 새 인질의 목소리 공개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요구를 수용하라는 압박전술 성격이 있는 만큼 탈레반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이니치신문은 5일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인질들은 500m씩 떨어진 가옥에 1명씩 생활하고 있으며 샤워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마디는 이어 여성 2명이 중증 위장병으로 심각한 상태지만 다른 사람들의 병세는 가볍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FP와 통화한 여성은 날씨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 우리 모두 아프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인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탈레반 사이에서 전부 살해하든지, 석방하든지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5, 6일 정상회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인질 석방의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