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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U 시장

Posted May. 02, 200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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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이사회 본부 건물에서 EU 50년 자료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유럽 통합의 돛을 올린 1957년 3월 25일 로마조약 체결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다. EU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EU의 역사와 현황에 관해 묻는 퀴즈가 11개 언어로 출제돼 있다. 27개 회원국이 모여 다양성 속의 통합을 추구하는 EU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우리에게 EU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이다. EU에 대한 우리 상품 수출은 2005년을 기점으로 대미() 수출량보다 많다. EU는 우리나라에 4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3년 전, 동유럽 10개국이 EU에 가입했을 때 우리의 대EU 수출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면서 우리에게 더 유리해졌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동유럽을 EU 시장 진출을 늘리기 위한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3년 간 동유럽에 신규 투자한 금액이 약 12억 달러다.

정부는 어제 EU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1차 협상은 7일부터 11일까지 서울에서 벌어진다. 작년에 예비협의를 가진 만큼 서로를 잘 안다. 때마침 EU는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단일시장으로 가는 첫 걸음인 미-EU 경제 파트너십에 합의했다. 양측이 규제를 단일화해 무역과 투자를 늘리자는 내용이다. 우리가 미국에 이어 EU와도 FTA를 체결하면 시장 통합이라는 세계적 추세의 중심에 서는 셈이다.

EU는 작년 말 한국, 아세안, 인도를 FTA 대상국으로 공식 선정했다. 동진()정책이다. 2005년까지는 우리에 소극적이었지만 미국과 FTA 협상 중이던 우리에게 바짝 관심을 높이더니 요즘은 절실히 원한다고 한다. 한미 FTA가 우리의 협상력을 키워준 것이다. EU는 자동차, 화학, 와인, 치즈 및 금융 통신 등 서비스에, 우리는 자동차, 전기 전자, 섬유 의류에 각각 관심이 많으니 궁합도 잘 맞는 편이다.

홍 권 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