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민주노총 본부의 지침을 수행하기 급급했지만, 올해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겠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본부장 하부영)가 22일 지난해에 벌였던 각종 사업에 대해 이같이 반성하면서 투쟁 방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울산지역본부는 이날 발표한 2006년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사업의 약평()을 통해 울산본부의 지도력과 역량은 한계에 이르러 침체의 늪에 빠졌다고 밝혔다.
울산본부는 또 민주노총 내부적으로는 대의명분과 도덕성, 연대성이 훼손돼 사회적으로 고립무원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본부장은 올해의 사업계획과 관련해 지난해 울산지역본부가 네거티브 방식으로 거칠게 문제를 제기했다면, 올해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바꿔 시민들이 공감할 합리적 대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2가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이석행 위원장 주재로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안건은 현장 대장정을 비롯한 사업계획 승인, 위원장의 주요 부처 장관 면담 결과 보고 등이었다.
과거 회의와는 달리 이날 사업계획과 보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민주노총의 한 간부는 예전 같으면 위원장(온건파인 국민파)과 계파가 다른 간부들이 장관 면담에 대해 타협이라며 비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월 27일 당선된 이 위원장은 3월 2일 이상수 노동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과 잇따라 면담했고 22일에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무릎을 맞댔다.
민주노총은 파업을 위한 파업은 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힌데 이어 정부 및 재계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현장 대장정이라는 이름으로 26일부터 전국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합리적 투쟁과 대화 기조를 확고히 정착시킬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특수형태 근로자, 비정규직 등과 관련된 대 정부 협의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강경파의 목소리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