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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교수들의 천국과 지옥

Posted March. 09, 200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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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는 능력과 업적이 교수를 천당과 지옥으로 갈라놓는다.

이 대학은 8일 전자전산학과 김충기(64)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42) 교수, 물리학과 장기주(53) 교수 등 3명을 특훈교수(Distinguished Professor)로 처음 임명했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해 대학 비전을 밝히면서 이 제도의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특훈교수는 말 그대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업적과 교육성과를 이뤄낸 교수들이다. 총장과 부총장 단과대학장, 학과장 등의 추천을 받아 국내외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임명한다.

특훈교수는 최고 가운데 최고라는 영예와 함께 특전이 제공된다. 연봉을 30% 이상 더 지급 받고 정년 후에도 비전임 교수로 계속 임용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하지만 KAIST는 강의가 시원치 않다는 평가를 받는 교수에게는 재직 기간에도 강의를 강제 몰수한다.

A 교수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지난 한 학기 동안 강의를 하지 못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의 강의평가 등을 종합해 평가한 결과 A 교수의 강의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나자 교재 연구를 더 하라며 강의를 주지 않았기 때문.

학교 측은 이처럼 연속 세 차례 이상 강의를 배정받지 못할 경우 퇴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A 교수의 사례가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나돌아 서로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KAIST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올해 도입한 영년제(테뉴어Tenure)는 명실상부하게 능력 있는 교수만 살아남도록 하는 제도. 올해부터 이 대학에 들어온 교수는 신입과 경력을 불문하고 앞으로 7년 전후에 능력과 업적을 평가받아 정년을 보장받든지 학교를 나가든지 해야 한다.

장순흥 교학부총장은 지금까지 영년제는 정교수가 된 지 7년이 지나 시행했고 그나마 낮은 평가를 받아도 퇴출하지 않고 재계약해 왔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낮은 평가를 받고는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