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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 투자 4개월만에 본전 다 뽑아

Posted August. 23, 200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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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날에는 하루 1000만 원까지 벌지. 기계에서 500만 원, 똥(성인오락실에서 경품용 상품권을 부를 때 쓰는 은어)에서 500만 원씩.

1년여 전부터 서울 광진구에서 사행성 성인게임인 바다이야기 전용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 A 씨는 22일 본보 기자를 만나 개업한 뒤 늦어도 6개월이면 본전을 뽑는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설령 장사가 안 되더라도 바다이야기 중고가가 원가의 7080% 선이어서 크게 손해를 볼 일이 없다며 이만한 장사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A 씨의 오락실에는 바다이야기 게임기가 80대 있다. 구입 당시 대당 가격이 660만 원이었으니 게임기 구입비로 5억2800만 원이 들었다. 여기에 건물 임차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합쳐 A 씨의 초기 투자비는 8억여 원. 그는 개장 4개월 만에 초기 투자비를 회수했다.

서민 가정을 삼켜 버린 바다이야기가 오락실 업주에게는 확실한 대박이야기인 셈이다.

A 씨가 말한 똥 수입이란 5000원권 상품권을 환전해 주면서 떼는 10%의 수수료 수입을 뜻한다. 그는 환전 수익금은 오락실 업주와 환전상, 상품권 유통업자가 일정 비율로 나눈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씩 나누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까지 묻지 말라며 인상을 구겼다. 오락실과 환전소를 함께 운영하는 게 불법이라서 이 부분에선 예민해진 것.

그러나 A 씨는 한 달에 2억3억 원을 번다고 해도 그게 고스란히 내 호주머니로 들어오진 않는다고 말했다.

인건비나 게임기 유지 비용이 나가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야릇한 웃음을 흘렸다.

이 바닥을 전혀 모르시네. 오락실을 운영하려면 뒤보아주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업주들끼리 구역 싸움을 안 하지.

A 씨가 말한 뒤보아주는 사람이란 조직폭력배를 뜻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얼마를 상납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 업소의 종업원은 1년 전에는 다른 사행성 성인게임인 황금성을 들여놓았는데 상품권을 재사용하다가 단속에 적발돼 수사기관에 1억 원을 뜯기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 종업원은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고도 했다.

올해 2월부터 서울 동대문구에서 바다이야기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는 B 씨는 보통 손님들은 1, 2개월 집중적으로 오락실을 찾아 몇 백만 원을 잃은 뒤 발길을 끊는다며 하지만 계속 잃으면서도 수개월씩 찾는 사람을 보면 내가 다 걱정이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사람도 매일 10명가량은 된다는 것.

인터뷰에 응한 업주들은 단시간에 큰돈을 벌긴 했지만 매일 불안감을 안고 산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돈을 잃은 손님이 경찰에 신고해 갑자기 단속을 나오는 일이 가장 두렵다는 것.

이런 경우 단속기관이 오락실 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 입막음을 위해 크게 뒷돈을 찔러 주든지 영업정지를 당하든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말했다.



조은아 이 설 achim@donga.com snow@donga.com